“사상 초유 0%대 금리 시대 도래” 한은 기준금리 0.50%p 인하

입력 2020-03-16 16:53 수정 2020-03-16 17:04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경제·금융 상황 특별 점검회의'를 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16일 오후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1.25%에서 0.50%포인트 인하해 0.75%로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사상 초유 0%대 금리는 내일부터 적용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의장인 이주열 총재의 소집으로 이날 오후 4시30분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지난달 27일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이후 금융시장 변동성이 고조됐다. 실물경제 위축이 빠른 속도로 심화하자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1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으로 전격 인하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고 상당 기간 지속하면서 실물경제와 금융 부문에 복합적인 충격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글로벌 경제가 ‘L’자 곡선을 그릴 것을 우려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금리를 내린 것은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9월(0.50%포인트 인하)과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0.75%포인트 인하) 두 차례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판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가 세계 경제에 드리웠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이 일제히 통화완화 및 재정확대 등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다. 한국도 기준금리 인하를 늦출 수만은 없었다. 다만 선진국과 달리 급격한 금리 인하 시 자본유출 우려가 있다. 추가 금리 인하 정책을 펼치기도 어려워진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