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내년 봄까지 계속돼 최대 790만명이 병원 치료를 받을 것이라는 보건당국의 기밀 보고서가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입수한 보고서에는 “향후 12개월 동안 인구의 최대 80%가 코로나19에 감염되고 이 중 최대 15%인 790만명은 입원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담겨 있다. 이 보고서는 영국공중보건국이 국민보건서비스(NHS)의 고위 관계자용으로 작성한 것으로 병원 임원들에게도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보고서에 대해 영국공중보건국 비상대비·대응팀이 최근 작성해 코로나19 대응을 주도하는 수전 홉킨스 박사의 승인을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대응을 담당하는 보건당국 수장들이 코로나19가 향후 1년간 창궐할 것으로 예측한다는 점을 인정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대응에 참여한 NHS의 한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감염률이 80%에 이를 경우, 사망자가 50만명을 넘을 수 있다고 전해졌다.
다만 영국 정부 의료부문 최고 책임자인 크리스 위티 박사는 이러한 수치에 대해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것으로, 실제 숫자는 훨씬 적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가디언은 위티 박사가 주장하는 0.6%가량의 치사율을 적용해도 31만8660명이나 목숨을 잃는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코로나19 확산이 NHS, 경찰, 소방, 수송 등에 종사하는 이들의 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가 정점을 찍는 한 달 동안 “중요한 사회 기반시설과 필수적인 서비스 종사자 500만명 중 50만명이 병으로 쉬게 될 것“이라는 추산도 담겼다.
보고서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전염병학 전문가 폴 헌터 이스트앵글리아대학 교수는 “코로나19는 계절성 독감처럼 6월 말이 다가오면 여름철에 수그러들었다가 11월에 다시 돌아올 것으로 본다”며 “(바이러스가) 주위에 계속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면역력은 높아지고 위험성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티 박사도 앞으로 10∼14주간 코로나19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며 5월 말에서 6월 초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기준 영국의 코로나19 확진자수는 1372명이고, 이 가운데 35명이 사망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