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근원을 찾으라고 지시를 내린 연설이 공개됐다. 발원지를 놓고 미국·중국 간 책임론 공방이 가열되고,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사실상 종식에 가까워진 시점에서 공개된 터라 양국 갈등의 또 다른 도화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이론지 치우스(求是)는 지난 2일 시 주석이 군사의학연구원과 칭화대 의학원을 방문해 과학기술부,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의 업무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지시한 사항을 게재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시 주석이 코로나19의 근원과 전파 경로를 연구하라고 지시한 부분이다. 애초 코로나19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이 발원지로 알려졌지만, 국가 최고지도자의 입을 통해 또 다른 해석이 나올 가능성이 언급됐기 때문이다.
치우스에 따르면 시 주석은 당시 회의에서 “바이러스의 근원과 전파 경로에 대한 연구를 통일적으로 배치하고 이 바이러스가 어디서 왔고 어디로 발전하는지에 대한 문제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최근 관영 매체와 감염병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발원지가 우한이 아닐 수도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중국 감염병 최고 권위자로 알려진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가 지난달 말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처음 출현했다고 해서 중국을 꼭 발원지로 볼 수는 없다”고 주장하며 포문을 열었다.
지난 12일에는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까지 나서 “미군이 우한에 코로나19를 가져온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다음날 추이톈카이 미국 주재 중국 대사를 초치해 강력하게 항의할 정도였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