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를 선행 기회로…나눔 나선 세계 스포츠계

입력 2020-03-16 12:29 수정 2020-03-16 13:35
미국 프로농구 NBA 스타 스테판 커리가 아내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유행으로 문을 닫은 지역 학교의 결식아동들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트위터를 통해 14일(현지시간) 밝혔다. 트위터 캡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올스톱’ 된 세계 스포츠계가 사회 각 분야에서 선행에 나서고 있다. 구단들은 리그 중단으로 경기장에 비축된 음식을 기부하거나 마스크를 나눠주는 등 지역사회에 나눔을 실천하는 중이다. 손흥민(28) 등 스포츠 스타들 역시 아낌없는 기부로 화제가 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사무국에 따르면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 기성용의 전 소속팀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비롯해 맨체스터 시티, 애스턴 빌라, 브라이튼&호브앨비언 등 5개 팀은 사용 예정이던 음식을 각 지역사회 취약계층에게 기부했다. 주말 경기에서 팬에게 판매하거나 구단 직원에게 지급하려고 했던 물량이다. EPL이 다음달 3일까지 중단되면서다.

EPL 선두 리버풀은 팬들과 함께 선행에 동참했다. 리버풀 구단 측은 팬들과 함께 지역 식량자선단체에 음식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기부된 식량 전체의 약 4분의 1이 구단 측에서 제공한 식량이다. 또한 리버풀 1군 선수단과 리버풀 팬들의 자선단체 LFC 파운데이션은 1만 영국 파운드(약 1500만원)상당의 돈을 공동기부 했다.

CNN방송에 따르면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는 AC밀란이 25만 유로(약 3억3900만원)를 방역을 위해 지방정부에 기부했다. 인터밀란을 소유한 중국 수닝 그룹은 마스크 30만 장을 이탈리아 시민사회에 기부했다. 아틀란타 팬들은 4만 유로(약 5400만원)를 모아 이탈리아 북부 병원에 기부했다. 설기현 K리그 경남FC 감독의 선수 시절 소속팀이던 영국 2부 리그 챔피언십의 풀럼 FC, 블랙번 로버스도 식량을 기부했다. 30일 간 일정이 중단된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는 벤쿠버 화이트캡스가 14일 홈경기를 위해 경기장에 쌓아놨던 식량을 기부했다.

한국인 스타 선수들의 코로나19 관련 기부도 세계 스포츠계에서 화제가 됐다. CNN방송은 최근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이 국내 구호단체에 2억원을 기부한 사실을 보도했다. 또한 리그오브레전드(LOL) 프로게이머 ‘페이커(본명 이상혁)’가 3000만원을 기부한 일, 페이커의 소속팀 T1이 저소득층 코로나19 대책을 위해 스트리밍 자선 방송을 열기로 한 것도 보도됐다.

미국 프로농구 NBA에서도 나눔의 행렬이 계속되는 중이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간판 가드 스테판 커리는 아내와 함께 자신들 소유의 자선재단 잇런플레이(Eat.Learn.Play)를 통해 지역 식량구호단체에 약 100만 끼니 이상의 식량을 기부한다고 14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밝혔다. 지역 학교 집단휴교로 끼니를 거르는 학생들을 위해서다. 전 NBA 스타 선수 제리미 린 역시 15만 달러(약 1억8000만원)를 국제 구호단체 유니세프에 코로나19 대응에 써달라며 기부했다.

NBA에서는 정규시즌 일정 중단으로 수당을 받지 못하게 된 비정규직 직원들에게 주로 도움의 손길이 닿고 있다. NBA 선수 중 코로나19 첫 확진자 루디 고버트는 200만 달러(약 24억원)를 이들 직원 800여명에게 기부했다. 고버트는 코로나19에 대응 중인 지역 봉사단체에 10만 달러(1억2000만원)를, 고국 프랑스의 방역당국에도 10만 유로(약1억 4000만원)를 기부했다. 클리블랜드 카발리어스의 케빈 러브,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블레이크 그리핀, 밀워키 벅스의 지아니스 아데토쿤보도 각각 홈 경기장 비정규직 직원들에게 10만 달러를 기부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