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코로나19로 뜻밖의 효과 “다른 대회 불참” 러시

입력 2020-03-16 12:21
남자골프 세계 랭킹 3위 브룩스 켑카 자료사진. EPA연합뉴스

거액의 상금을 들여 출범을 준비하는 프리미어 골프리그를 놓고 세계 톱랭커들의 불참 선언이 줄을 잇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축소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안에서 결속력이 강해진 정황으로 볼 수 있다.

세계 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프리미어 골프리그 불참을 결정한 가운데 2위 욘 람(스페인), 3위 브룩스 켑카(미국)가 뒤이어 보이콧 대열에 합류했다.

켑카는 16일(한국시간) AP통신과 인터뷰에서 “프리미어 골프리그에 출전하지 않고 PGA 투어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켑카는 지난달 10일까지 세계 랭킹 1위에 있던 선수다. 지난해 10월 제주도에서 열린 PGA 투어 더 CJ컵에서 미끄러져 부상 부위 재활에 들어간 뒤 랭킹이 하락했지만, 여전히 ‘골프 대국’ 미국의 1인자로 군림하고 있다.

람은 미국 골프매체 골프위크에 “나는 PGA 투어 선수다. 이 신분을 유지하며 투어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람은 켑카의 순위 하락 때 랭킹 2위로 올라선 유럽의 강자다. 매킬로이가 이미 지난달에 프리미어 골프리그 불참을 선언한 상황에서 랭킹 2~3위가 뜻을 모은 셈이다.

프리미어 골프리그는 2022년 출범을 목표로 준비 단계에 있다. 총 상금 2억4000만 달러(약 2930억원)에 연간 18개 대회를 소화할 계획이다. 출전 선수 48명이 경쟁해 우승 상금 500만 달러(약 60억원)를 걸고 경합하는 식이다.

PGA 투어의 입장에선 프리미어 골프리그의 출범은 흥행을 방해하는 위협 요소다. PGA를 포함한 각 투어에 입회한 회원은 다른 투어 출전이 제한돼 있다. PGA 투어는 프리미어 골프리그에 한해 ‘출전 병행 금지’의 강경한 입장까지 취했다.

톱랭커들의 프리미어 골프리그 불참 선언은 코로나19로 위축된 PGA 투어에 힘을 싣는 효과를 냈다. PGA 투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다음달 중순까지 일정이 중단돼 있다. 올 시즌 첫 메이저대회로 4월 10일 열릴 예정이던 마스터스 토너먼트도 연기됐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