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남아공도 사로잡았다…2만명 흥행질주

입력 2020-03-16 11:35
남아공 멀티플렉스 극장체인인 스터키네코의 직원인 에드윈 소노가 누보 영화관에서 가장 큰 2관에서 상영중인 '기생충'포스터 옆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휩쓴 후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서 재개봉돼 한 달 넘게 인기를 끌고 있다.

15일 현지 배급사인 한국 IXPE에 따르면 기생충은 지난해 10월 11일 남아공 전체 영화관 약 100곳 가운데 18곳에서 처음 개봉했다. 당시엔 박스오피스 하위권을 기록해 한 달 만에 상영목록에서 내려졌다.

이후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을 휩쓸면서 다시 상영목록에 올랐다. 남아공의 주요 도시 중 요하네스버그, 프리토리아, 케이프타운, 더반 등 네 곳의 극장 8개관에서 상영됐다. 지금까지 남아공에서 누적 관객 2만명을 넘기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한국 영화가 남아공 및 아프리카 대륙에서 상업적 목적으로 극장 개봉을 한 경우는 처음이다. 한국·중국·일본 3국 중에서도 남아공 극장 개봉은 ‘기생충’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프리토리아의 스터키네코 누보(Nouveau) 영화관 직원 에드윈 소노(30)는 기생충에 대해 “매우 인기있는 영화다. 기생충이 오스카상을 탄 이후 재상영하기 시작했다”며 “관객이 이구동성으로 ‘훌륭한 스토리를 가진 좋은 영화’라고 한다”고 말했다.

남아공에 ‘기생충’을 배급한 조창연(37) IXPE 대표는 “아시아 영화가 발을 붙일 수 없던 남아공 시장에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아니더라도 작품성을 갖춘 한국 영화가 충분히 통할 수 있음을 기생충이 보여줬다”며 “아프리카의 관문인 남아공 시장에서 한국 영화에 대한 인식이 바뀐 만큼 앞으로 위성TV를 통해 훨씬 성장 잠재력이 큰 아프리카 안방으로도 저변을 확대해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유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