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TOP 5’ 진입 그룹만 벌써 4팀…K팝 주류 시장 안착 방증?

입력 2020-03-16 11:05
NCT 127.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보이그룹 NCT 127(사진)의 정규 2집 ‘엔시티 #127 네오 존(NCT #127 Neo Zone)’이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5위에 올랐다. 15일(현지시간) 빌보드에 따르면 이 음반은 발매 첫 주에 8만7000장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했다. NCT 127이 종전까지 거둔 ‘빌보드 200’ 최고 순위는 지난해 6월 미니앨범을 통해 기록한 11위였다. NCT 신작 순위가 포함된 차트는 오는 17일 공개된다.

2016년 데뷔한 NCT 127은 세계 음악시장에서 꾸준히 두각을 나타낸 팀이다. 이들은 지난해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미국 최대 추수감사절 행사 ‘메이시스 퍼레이드’ 무대에 올랐고, 최근에는 미국 최대 규모 로데오 축제인 ‘로데오 휴스턴’에도 출연했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는 NCT 127의 빌보드 ‘톱 5’ 입성 소식을 전하면서 “(이번 차트에는) 릴 우지 버트, 즈네 아이코, 배드 버니 등 세계적 뮤지션들이 대거 포진했다”며 “이런 쟁쟁한 후보들 사이에서 5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NCT 127의 글로벌한 위상을 실감케 하는 것”이라고 자평했다.

NCT 127 외에도 최근 들어 빌보드 차트에서는 K팝 그룹의 음반이 상위권에 랭크되는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빌보드 200’ 5위권에 진입한 그룹만 벌써 4팀이나 된다. 방탄소년단(BTS)은 이미 이 차트에서 음반 4장을 연이어 정상에 올려놓으며 세계 최고의 보이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10월에는 SM 소속 뮤지션들로 구성된 프로젝트 그룹 슈퍼엠이 데뷔 음반으로 ‘빌보드 200’ 정상에 깜짝 등극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지난달에는 ‘신흥 대세’로 통하는 몬스타엑스의 음반이 이 차트 5위에 랭크됐다. 블랙핑크는 지난해 발표한 음반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로 ‘빌보드 200’ 24위에 랭크되며 K팝 걸그룹으로는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일각에서는 K팝 뮤지션들의 이 같은 성적표를 두고 K팝이 미국 음악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강력한 팬덤을 앞세운 K팝의 파워가 빌보드 차트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BTS를 제외하면 아직 세계적인 인지도를 갖춘 팀이 거의 없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한동윤 음악평론가는 “K팝 그룹이 잇달아 빌보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강력한 팬덤에 기댄 일시적인 현상일 때가 많다”며 “앨범 발매 첫 주에는 상위권에 오르지만 그다음 주에는 순위가 수십 계단씩 떨어진다. 아직 많은 사람이 음반을 찾아듣는 게 아니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