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니스트 홍혜걸씨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가 미국 식품의약처(FDA) 기준에 맞지 않을 수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가 비판 여론이 일자 “우리 키트가 엉터리라고 말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홍씨는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국 의회 증언에서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찬사가 쏟아졌으나 아래 멘트는 의미심장하다”면서 “핵심은 우리나라 진단키트가 미국 FDA 기준에서 미흡하다는 것”이라고 썼다.
홍씨가 제시한 근거는 마크 그린 의원이 11일(현지시간) 관리개혁위원회 청문회에서 한 발언이다. 그린 의원은 “미국 FDA가 ‘한국 코로나 19 진단키트가 적절하지 않으며, 비상용으로라도 미국에서 사용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혀왔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왜 한국보다 코로나19 키트 대응이 느린지에 대해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홍씨는 “이게 사실이면 지금까지 국내 확진검사의 정확도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될 판”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게시물에서도 홍씨는 국내 코로나19 대응에 쏟아진 찬사에 “코만 예쁜 사람이 코 칭찬받았다고 스스로를 미인이라 자랑하는 꼴이다. 아직도 정신 승리하는 사람이 많아서 올린다”고 비꼬며 비판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15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유튜브 등에서 국내 RT-PCR 진단 제재의 정확성과 신뢰도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돌고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국내 승인을 받아서 현재 확진 검사에 사용하고 있는 진단키트 4종류에 대해선 미국 FDA도 지금 승인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RT-PCR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한 최종 확진 검사법이다. 현재 어느 나라도 항체 검사나 항원 검사, 또는 신속진단방법으로 진단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질본 해명 이후 비판이 커지자 홍씨는 15일 “억울하다. 나는 한 번도 우리 키트가 엉터리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다만 의사 출신 미국 공화당 의원의 멘트가 나왔는데 언론이 침묵하면 안 된다고 판단했다”면서 “나의 취지는 이런 충격적인 멘트가 나왔으니 확인해보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또 “가짜뉴스는 기자만 만드는 게 아니다”라면서 “순수한 의도를 엉뚱하게 각색해 보기 싫은 기자를 마녀사냥 하는 독자도 (가짜뉴스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홍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