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머물던 미국인이 귀국길에 오르면서 미국 내 공항에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미국인들의 입국은 문제가 없지만 향후 전면적인 입국 금지 가능성을 우려해 미국인들이 서둘러 귀국길에 오르면서다.
15일(현지시간) 미 언론을 종합하면 미국 내 공항에서 승객들이 몰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역 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공항을 빠져나오는 데만 5시간에서 10시간이 걸리고 있는 상황이다.
포르투갈에서 출발해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 도착한 엠마 로쉬는 “입국 심사를 받는 데만 3시간, 건강 체크를 통과하는 데 2시간, 이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체크를 통과하는 데 1시간의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공항 도착 후 수하물을 찾는 데 6시간, 입국 통관을 마치는 데 2~4시간이 걸렸다는 증언도 나왔다.
런던에서 유학 중 귀국한 페이지 하디는 미 댈러스 공항에 도착 후 혼잡, 지연 등으로 환승 비행기를 놓쳤다. 하디는 "정말 종말론적 시나리오 같은 것을 느꼈다"면서 “런던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혀를 내둘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유럽에 대해 13일부터 30일간 미국으로의 여행을 중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입국 이전 14일 동안 유럽 국가에 머물렀던 외국인의 입국을 중단하는 명령에 서명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환자가 3000명을 넘어섰다. CNN은 이날 오전(미 동부시간) 기준 코로나19 확진자수를 3100명으로 집계했다. 13일 2000 명을 돌파한 뒤 이틀 만에 1000명이 증가한 것이다. 감염자 3100명 가운데 사망자는 62명이다. 워싱턴주(40명) 캘리포니아주(5명) 플로리다주(4명) 뉴욕주(3명) 등이 숨졌다.
야간 통행금지 명령이 내려지고 있다. 뉴욕주와 맞붙은 뉴저지주의 호보컨시에서는 라비 S. 발라 시장은 전날 밤 시민들에게 오는 16일부터 밤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통행 금지 조치를 내린다고 발표했다.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의 완다 바스케스 주지사는 코로나 확산 차단을 위해 전국적인 야간 통행 금지를 명령했다.
미 국립보건원(NIH) 직원 중에서도 첫 코로나19 환자가 나왔다. 프랜시스 콜린스 NIH 원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메릴랜드주 몽고메리카운티의 NIH 건물에서 일하던 직원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