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16일 “이번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의 선거대책위원장으로 활동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측근인 최명길 전 국민의당 의원을 통해 전한 입장문에서 “통합당의 당내 사정이 도와줄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대표는 “통합당 황교안 대표께도 어제(15일) 더 이상의 논의를 끝내자고 이야기했다”며 “통합당 내부 사정이 복잡해지면서 황 대표가 여러 명의 선대위원장이 나서는 공동선대위 체제를 다시 이야기했고, 저는 ‘그렇다면 굳이 나를 영입하려는 이유가 뭔지를 알 수가 없다. 여러분들이 합심해 잘 하기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지난 정부와 현 정부의 등장에 일익을 맡았다는 점 때문에 국민께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며 “그래서 이번 총선에선 분출되는 국민의 마음이 선거에 잘 반영돼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회복되고, 코로나 사태로 더 어려워진 경제가 살아날 수 있도록 마지막 노력을 다해보려 했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기대하셨던 분들에게 다시 한번 송구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통합당은 최근까지 김 전 대표를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영입키로 하고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를 놓고 당내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김 전 대표가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의 서울 강남갑 공천과 관련해 “(태 전 공사는) 남한에 뿌리가 없는 사람” “국가적 망신” 등의 발언을 한 것이 문제가 됐다. 논란이 커지자 김 전 대표 영입에 적극적이던 황 대표도 끝내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은 이날부터 선대위 체제로 전환된다. 황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은 오늘부터 선대위 체제로 운영된다”며 “제가 직접 총괄선대위원장으로 깃발을 들겠다”고 밝혔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