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조만간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금리를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조정 폭은 당초 0.25%포인트보다는 0.50%포인트 수준일 가능성도 생겼다. 그렇게 되면 기준금리는 연 1.25%에서 0.75%로 내려가 사상 처음 0%대에 도달한다.
금융권은 16일 한은이 곧 금통위를 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으로 전격 인하했기에 피할 수가 없게 된 탓이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주체들의 공포 심리를 잠재우기 위해 재정·통화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 '쌍끌이 부양책'을 펼치고 있다는 시그널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당초 금통위를 17~18일 열 것으로 예상됐지만 회의 일정을 앞당겨 이날 열 수도 있다. 한국은행법은 의장이나 2명 이상 금통위원의 요구에 따라 임시 금통위를 열 수 있도록 규정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4일 간부회의를 주재하고 “향후 통화정책을 운영하며 이와 같은 정책 여건의 변화를 적절히 감안하겠다”고 했다.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금리를 내린 것은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9월(0.50%포인트 인하)과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0.75%포인트 인하) 두 차례 뿐이다.
다만 선진국과 달리 급격한 인하 시 자본유출 우려가 크다. 추가 정책 여력을 남겨둬야 하기에 일단 0.25%포인트를 인하하며 신중한 자세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