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이 5년 만에 제로금리 시대 열자 ‘행복하다’고 한 트럼프

입력 2020-03-16 08:00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현지시각으로 1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 조치로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인하한다고 발표했다.이는 2015년 12월 처음이다.

연준은 일요일인 이날 오후 5시 긴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진행한 뒤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종전의 1.00%~1.25%에서 0.00%~0.25%로 1%포인트 인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FOMC는 당초 오는 17일~18일 예정됐었지만 이를 앞당겨 개최했다.

이날 열린 긴급 FOMC 회의에는 모두 10명의 위원이 참석했으며, 9명의 찬성으로 금리인하 등의 방안이 통과됐다. 앞서 연준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제로금리’ 정책을 도입했었다. 12월 기준금리를 0~0.25%로 내린 이후 2015년 12월까지 ‘제로금리' 정책을 유지했다.

연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영향은 단기적으로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이는 경제전망에 위험이 될 것”이라며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등 최근의 사건들을 이겨내고 최대 고용과 물가안정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확신할 때까지 이 목표 범위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준은 또 “5000억 달러 규모의 국채와 200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 증권을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7000억 달러 규모의 양적완화(QE) 프로그램 시작을 공식화한 것이다. 아울러 연준은 캐나다, 영국, 일본, 유럽연합(EU), 스위스 등 통화스와프를 맺고 있는 5개국 중앙은행들에 대해 달러 대출 금리를 낮추고 대출 기간도 연장하기로 했다.

유럽중앙은행ECB는 이날 성명을 통해 “연준과 ECB, 영란은행, 일본은행, 캐나다중앙은행, 스위스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유지하기 위해 스와프 금리를 25베이시스포인트(bp)인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스와프 새 금리는 달러 오버나이트 인덱스 스와프(OIS) 금리에 25bp를 더한 수준으로 내려간다.

이들 은행은 또 기존의 1주일 단위인 스와프 오퍼레이션에 부가적으로 84일 만기 오퍼레이션을 제공하기로 했다. ECB는 달러 자금 시장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새로운 가격과 만기 혜택을 적절한 기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준의 제로금리 소식에 기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열린 백악관 브리핑에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소식부터 언급하며 “이는 큰 걸음이고 그들(연준)이 해내서 아주 기쁘다. 연준을 축하한다. 아주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겨냥해 인신공격적 발언도 서슴지 않으며 금리 인하를 요구해왔다. 연준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지난 3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했을 때도 추가 인하를 요구하며 압박해왔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