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영국 BBC방송에 출연해 한 말

입력 2020-03-16 06:25
유튜브 영상 캡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현지시각으로 15일 영국 공영 방송인 BBC에 출연해 각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코로나19’로 인한 공포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한국의 경험이 다른 나라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 장관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화상 연결을 통해 BBC방송 ‘앤드루 마쇼(Andrew Marr Show)에 출연해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을 상세히 소개했다. “한국의 신규 확진자 수는 하루에 900명 넘게 증가했고 2월 말 정점에 있었다”고 한 강 장관은 “오늘은 76명까지 줄었다. 분명히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하고 있지만 여기에 만족할 순 없다”고 했다.

강 장관은 또 “한국은 경제 등 모든 부분에 있어 전 세계 국가와 상호의존적인 관계에 있는 만큼 한국 내 확진자 수가 줄었다고 문제가 해결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코로나19가 더 많은 나라에서 확산하고 있어 이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응에 바이러스 검사가 얼마만큼 중요한지를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강 장관은 “대규모 검사는 코로나19를 조기에 진단해 확산을 최소화한다”며 “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들을 신속한 치료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강 장관은 이어 “한국에서 코로나19 치사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도 대대적인 검사기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중국 당국이 지난 1월 중순 코로나19 유전자 서열을 배포한 직후 우리 보건당국은 연구기관들과 협의한 뒤 이를 제약업체들과 공유했다”고 한 강 장관은 “이것은 진단에 필요한 시약과 장비개발로 이어졌다. 한국은 지금까지 26만8000명이 검사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원칙은 솔직함과 투명성, 대중에 대한 완전한 정보 공개”라고 한 강 장관은 “여기에 좋은 의료서비스와 긴밀한 공조 시스템 등이 뒷받침되면서 코로나19 대응에 서서히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전 세계 공중보건을 위협하는 새로운 병원균이 계속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한 강 장관은 “코로나19 대응 관련 한국의 경험과 접근법이 다른 나라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다음(바이러스 확산)을 대비하는 데 있어 나은 국제적 협력으로 이어졌으면 한다”고도 했다. 아울러 강 장관은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이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공포와 혐오증의 확산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하며 “각국 정부는 차분함을 유지하면서 과학적 증거에 기반해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인뿐만 아니라 아시아인과 관련해 얼마나 많은 사건이 보고되고 있는 줄 모른다”고 한 강 장관은 “욕설은 물론 물리적 공격이 여러 나라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각국 정부는 이런 사고를 막아야 하는 책임이 있다”며 “이는 우리가 함께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 전적으로 필요한 협력의 정신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발언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유럽 등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 사례가 이어지는데 대한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