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국 확산 위험을 안정화하는 단계라고 평가하면서도 다만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역사회 감염 억제와 해외유입 차단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을 통해 “신천지증거장막(신천지)을 중심으로 대구·경북에서 발생한 대규모의 감염이 전국으로 급격히 확산할 수 있었던 위험을 비교적 단기간에 통제, 이제 어느 정도 안정화하는 중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박 차장은 전국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0명대 이하로 줄어든 점, 특히 발병 중심지인 대구·경북의 경우 하루 400명 이상이던 확진자가 50~60명 수준으로 감소한 점, 지난 13일부터 완치자가 신규 확진자보다 많아 격리치료 중인 환자 수가 줄어든 점 등을 판단 근거로 들었다.
박 차장은 다만 “지금의 상황이 안심할 상황이라고 말하긴 어렵다”면서 “대구·경북 내 고위험 집단인 신천지 신도의 감염병 통제는 마무리돼가고 있지만 일반 시민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확진 환자가 발견되고 있어 지역사회 감염 유행의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국적으로도 감염경로를 확인하기 어려운 코로나19 감염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일부 지역 사이에 바이러스가 전파돼 있음을 시사한다”며 “해외 유입을 조심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대구·경북에서는 진단검사를 계속 확대해 감염자를 발견·치료하고 추가 환자를 억제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또,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 잠복해있을지 모를 지역사회 감염을 조기에 발견해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특별입국절차 대상국을 전 세계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양상을 보이는 시점에서 특정국을 대상으로만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하는 게 크게 의미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현재는 유럽 주요국과 중국, 일본, 이란 등 9개국에서 출발해 국내로 들어오는 입국자에 대해서만 특별입국절차가 적용된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부터 시행된 유럽 5개국 특별입국절차를 거쳐 오후 2시 기준 368명이 입국했고 이 중 47명이 유증상자로 분류됐다.
방역당국은 영국발 입국자 중 유증상자 15명(국민 11명, 프랑스인 1명, 스페인인 1명, 영국인 1명, 이탈리아인 1명), 독일발 입국자 중 유증상자 32명(국민 29명, 영국인 1명, 터키인 1명, 폴란드인 1명)에 대해 역학 조사를 한 뒤 보건 교육 및 현장 진단검사 등을 진행했다.
박 차장은 특히 최근 콜센터 직원이나 대구 시민을 감염원으로 취급하는 일부 사례를 언급하며 “지금 필요한 것은 차별과 배제가 아니라 우리 공동체를 위한 협력과 연대정신”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는 증상이 미약한 초기부터 감염력이 높아 누구나 알지 못한 사이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며 “모두 하나라는 마음으로 감염병 확산 차단에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