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는 안전하다는데… 日국민 85% “극심한 불안감”

입력 2020-03-15 20:00
지난 6일 오전 일본 참의원 본회의에 출석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의사 진행을 지켜보는 도중 손으로 입을 가리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아사히신문은 일본에 거주하는 47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4000명(85.1%)이 “극심한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했다고 지난 14일 보도했다. 치료약이나 백신의 부제로 인한 의료서비스 불신, 감염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에 대한 우려 또한 각각 3905명(83.1%), 3271명(69.6%)에 달했다. 도쿄올림픽 강행을 밀어붙이며 “일본은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아베 신조 총리의 기조와는 정반대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3764명(80.1%)이 스포츠 경기 관람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세계적인 ‘펜데믹’에 대한 공포로 스포츠 행사 관람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만연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피부로 느낀다는 응답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설문 결과 “나도 감염될지도 모른다”라고 답한 비율은 두 달 새 5배 가까이 늘었다. 중국 우한에서 바이러스가 처음 확인된 지난 12월 31일에는 672명(14.3%)에 그쳤으나, 여행력이 없는 일본인 확진자가 나온 1월 28일에는 1640명(34.9%)으로 늘었다. 아베 총리가 휴교령을 내린 2월 28일에는 3200명(68.1%)까지 상승했다.

아베 총리는 코로나19 사태를 조기에 진화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국가비상사태 선포가 가능한 코로나19 특별조치법을 통과시키는 등 대응책을 내놨지만 일본 내 반응은 회의적이다. 히라카와 키코 미쓰비시 종합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특별조치법에 대해 “이미 휴교나 대규모 행사 금지는 이뤄지고 있다”며 “큰 효과를 보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에서는 15일 기준 확진자가 1500명에 육박하는 등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며 올림픽 파행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2일(현지시간) “국제보건기구(WHO)가 도쿄올림픽 취소를 권고한다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또한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르느니 1년을 연기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발언해 올림픽 연기설에 불을 지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