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도 코로나19 비상…전역에서 확진 잇따라

입력 2020-03-15 17:50
지난 13일(현지시간) 케냐 나이로비의 한 병원에서 마스크를 쓴 보건대원들이 감염병부대(IDU)의 세척 작업을 감독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코로나19가 아프리카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아직 세계적 확산 추세에 비하면 확진자 수는 적지만 일단 퍼지면 대응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프리카 서남부의 나미비아와 에스와티니, 모리타니 등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왔다. 아프리카는 중국과 경제교류가 많고 보건 인프라가 취약해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컸지만 지금까지는 직접적인 영향권 밖에 있었다. 이날 기준 아프리카 내 최소 21개국이 코로나19 발병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확진자들은 대부분 해외여행 이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 보건당국의 설명을 종합하면 에스와티니의 33세 여성 확진자는 지난달 말 미국에서 입국했고 입국 전 남아프리카 레소토에 여행을 다녀왔다. 모리타니에서 나온 첫 확진자는 지난 9일 유럽에서 들어온 남성으로 귀국 후 곧바로 격리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새로 추가된 확진자들은 대부분 최근 유럽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케냐 에티오피아 수단 등 동부 아프리카 국가들에서도 줄줄이 첫 확진자가 나왔다. 케냐 보건당국은 확진자의 행적을 추적해 모든 접촉자를 파악했다고 밝혔지만 수도 나이로비 슈퍼마켓에선 손세정제와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일어났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코로나19 감염은 아시아나 유럽, 북미 등에 비하면 아직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한번 퍼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아프리카가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려면 말라리아와 에이즈 대응에 써야할 재원을 전용할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인구 13억5000만명인 인도에서의 확산세도 심상치 않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인도의 확진자는 2월까지만 해도 한 자릿수에 그쳤지만 3월 들어 급증해 100명이 넘었다. 인도는 다음달까지 외교관, 국제기구 등을 제외한 비자의 효력을 정지시켜 외국인 입국을 막는 초강수를 뒀다. 지난달까지 확진자 0명이었던 인도네시아는 이날 기준 확진자가 117명으로 늘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