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국내에선 신천지를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은 해소되는 모양새지만 수도권 집단감염은 아직 진행 중이다. 코로나19가 전세계적 대유행(pandemic·팬데믹)에 돌입하면서 해외발 역유입도 막아야 하는 처지다. 이미 유럽 입국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가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중국 유입 위험을 막지 못했던 일이 되풀이될까 하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5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의 해외 유입 가능성도 커지고 있고 지역사회 전파 위험도 여전하다”며 “(특별입국 대상자 중) 검사를 필요로 하는 유증상자가 이날 하루 동안에도 상당수 있었다”고 밝혔다. 방역 당국으로서는 안에서 벌어지는 집단감염과 해외 역유입 차단을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 유입만 주시하던 발병 초기와 달리 위험 국가가 더 광범위해졌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은 2, 3차 감염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경로가 오리무중이다. 사망자도 매일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은 확진자 증가세가 신천지 집단감염 발생 이전만큼 안정세를 되찾았지만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분위기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전날 0시 이후 신규 확진자가 76명 늘어나 확진자가 총 816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일일 신규확진자 수가 100명 이하로 떨어진 건 지난달 20일 이후 23일 만이다.
그러나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 콜센터에서 시작된 감염은 수도권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부천 생명수교회에서 확진자 13명이 나왔고, 이들 중 부천 소재 요양병원과 시흥 소재 어린이집 종사자도 포함됐다. 해외 역유입의 움직임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날 경기도 고양에서는 이탈리아 밀라노 방문 후 지난 13일 귀국한 20대 남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지난달 11일부터 프랑스 등 유럽 국가를 방문하고 지난 4일 귀국한 평택 거주 30대 여성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부는 이날 0시부터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영국 스페인 등 유럽 5개국 입국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특별입국절차를 곧 전체 입국자로 확대할 계획이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브리핑에서 “특정한 나라를 구분해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하는 게 의미가 없어지고 있어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전체 입국하는 내·외국인에 대해 특별입국절차를 시행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