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 ‘공짜폰’으로 돌파”…스마트폰 출고가 인하 이어져

입력 2020-03-16 06:00

이동통신 3사가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S10 5G(사진) 시리즈의 출고가를 일제히 인하하면서 이 모델이 다시 ‘공짜폰’ 대열에 들어섰다. 최신작인 갤럭시S20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흥행에 부진하면서 통신사들이 재고가 남은 이전 모델을 활용해 가입자 확보 경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서울과 일부 수도권 스마트폰 전문 판매 상가엔 모처럼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마스크를 쓴 채로 가격을 문의하고 흥정하는 등 보기 드문 풍경이 펼쳐졌다. 코로나19 확산 이전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방문이라는 설명이지만 이통사의 판매가격 인하와 대리점과 판매점의 적극적인 온·오프라인 홍보로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살아나는 모양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지난 주말을 앞두고 삼성 갤럭시S10 5G 시리즈의 출고가를 24만9700원 인하했다. 256GB 모델은 기존 124만8500원에서 99만8800원으로, 512GB 모델은 기존 128만1500원에서 103만1800원으로 떨어졌다. 이에 더해 유통망에는 갤럭시S10 시리즈를 중심으로 법적 공시지원금 상한선을 훌쩍 넘어서는 판매장려금(리베이트)도 쏠렸다. 고가 요금제를 6개월 유지하는 조건에서는 일부 금액을 구매자에게 현금으로 되돌려주는 ‘페이백’이 이루어지는 곳도 등장했다.

지난해 상반기 5G 초기 시장이 열린 이후 갤럭시S10 5G 모델은 LG전자 V50 씽큐와 함께 공짜폰으로 불리며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대란’ 수준으로 이통사들의 경쟁이 벌어진 이후 출혈 경쟁을 막자는 공감대가 생기면서 5G 스마트폰은 다시 유통망에서 가격대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좀처럼 시장이 살아나지 않으면서 이통업계가 분위기 반전을 꾀하기 위해 가격을 대폭 낮춘 것으로 해석된다.

좀처럼 큰 폭으로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아이폰에서도 가격 인하가 이어졌다. 2018년 11월 출시된 애플 아이폰XS MAX의 출고가는 약 55만~86만9000원 낮아졌다. 64GB 모델은 149만6000원에서 94만500원으로, 256GB 모델은 170만5000원에서 99만원, 512GB 모델은 196만9000에서 110만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갤럭시S10 시리즈와 아이폰XS 모델의 출고가 인하 배경에는 구형 모델 재고를 빠르게 처분하는 동시에, 중저가 라인업이 부족한 5G 시장에서 이통사들이 가입자 확보를 위해 지원금을 늘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 삼성전자가 선보인 갤럭시S20 시리즈가 전작 대비 판매량이 50~60% 수준에 불과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다방면에서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주말 동안 갤럭시S10 시리즈의 재고가 상당량 소진됐지만 아직 코로나19 사태 이전만큼의 스마트폰 판매량을 회복하려면 상당 기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