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정상들은 16일 화상회의 통해 국제공조 논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7~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 3일 긴급회의를 통해 0.5%포인트 인하한데 이어 이번에는 사실상 제로금리(0~0.25%)로 1.0%포인트나 내릴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는 투자은행들이 최근 JP모건 한곳에서 골드만삭스 노무라증권 등 4개사로 급증했다. 씨티은행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큰 폭으로 금리를 내리더라도 그 효과가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5일 블룸버그통신,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모기지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금리급등 현상이 이런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0년만기 재무무 채권에 연동하는 주택저당증권(MBS) 가산금리(스프레드)는 최근 한달새 2배인 1.5%포인트로 올라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미국의 가계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소비자들이 주택채권, 즉 모기지 대출을 갱신하기 위해 은행으로 몰려들고 있지만 최근 재무부 채권 금리 폭락을 우려한 은행들이 MBS를 인수하려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MBS 시장은 7조5000억달러 규모로 재무 채권 시장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의 원인은 신용등급이 낮은 모기기 채권으로 파생상품을 만들어 레버리지를 키운 결과 부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때문었다.
따라서 최근 미국 채권시장에서 기업들이 발행한 하이일드 채권 금리가 폭등한데 이어 유동성 부족사태가 MBS로 빠르게 전이될 경우 상황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 연준은 지난 3일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국채시장 유동성 경색을 차단하기위해 환매조건부채권(레포) 매입 여력 확대와 재무부 채권에 한정된 월 600억달러의 국채매입 대상을 물가연동채권(TIPs), 변동금리부채권, 명목쿠폰채권 등 11종으로 확대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이런 연준의 조치들은 시장기능을 어느 정도 회복시킬 것으로 기대되지만 단기적 대책에 머물러 있어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미국의 자금시장 유동성이 부족해질 경우 글로벌 달러 시장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경우 그동안 저금리와 경기확장세로 드러나지 않았던 기업부채, 이탈리아 재정적자, 신흥국 외채 등의 취약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미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금리인하 외에 양적완화(QE)에 어떤 옵션을 조합할 것인지가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MBS 매입이 첫 조치가 될 것(씨티은행)이라는 관측이 많다. 바클레이스 은행은 이전 FOMC에서 월 1000달러 규모의 양적완화를 결정하되 이 가운데 600억 달러는 재무부채권 매입에, 나머지 400억달러는 MBS 매입에 사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15일 보고서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정점통과는 2009년 연준의 MBS 매입 실행이라는 극단적인 처방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한국의 코스피 지수와 미국의 S&P500 지수는 연준의 MBS 적극 매입 이후인 2009년 상반기 반등세를 보이기 시작
했다.
미 연준의 양적완화 보다 미 재무부의 국채 Buyback이 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채 Buyback은 미 재무부가 뉴욕 연방은행을 통해 국채를 프라이머리 딜러로부터 매입하고 연준 밸런스시트 상의 재무부 계정잔고 감소는 신규 국채발행으로 충당하는 방안이다. 재무부는2000~2202년에도 재정흑자 및 세수증가에 따라 부채를 축소하기위해 이 조치를 시행했다.
향후 일주일간 국제 협력도 중요해졌다.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16일 화상회의를 열어 공조방안을 논의한다. 영국 스위스 스웨덴 등은 소비진작책을 발표할 예정이며 일본은행은 19일 유동성 지원 강화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동훈 금융전문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