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입국금지된 유럽국가는 28개국으로 늘어
‘미국 내 여행제한’ 조치까진 취하지 않을 듯
트럼프, 코로나19 확산에 ‘국가비상사태’ 선포
한국 본 딴 ‘드라이브 스루’ 검사 도입 추진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영국과 아일랜드에 대해서도 미국 입국을 금지키로 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 “유럽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여행을 앞으로 30일 동안 중단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영국과 아일랜드는 예외로 지정했었다. 미국이 영국과 아이랜드까지 미국 입국금지 국가 리스트에 추가되면서 사실상 유럽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대서양 길’은 모두 막히게 됐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언론 브리핑에서 “유럽의 미국 입국금지 조치가 영국과 아일랜드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조치는 미국 동부시간 17일 0시부터 시행된다. 이는 영국과 아일랜드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펜스 부통령은 “이번 조치는 모든 보건 전문가들의 일치된 권고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미국 입국이 한시적으로 금지된 유럽 국가는 28개국이 됐다. 다만, 영국과 아일랜드에 거주하는 미국 국적자나 영주권자는 입국이 허용된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내 여행제한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토안보부 고위 당국자는 “지금 시점에서 국내 여행을 제한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와 관련해 국가비상사태를 13일 선포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에 탄 상태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는 한국식 선별진료소를 본뜬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검사 방식을 도입할 의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중보건 전문가가 중요한 지역으로 지정한 장소에서 ‘드라이브 스루’ 검사를 하는 방안을 제약·유통업자들과 논의해 왔다”면서 “‘드라이브 스루’ 검사는 목표가 차에서 내릴 필요 없이 차에 탄 채로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라이브 스루’ 검사를 위한 장소 선정에 구글이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코로나19 감염자가 늘어나면서 대규모 확산 우려가 커지자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연방재난관리처(FEMA)는 400억 달러가 넘는 재난기금을 활용해 주 정부 등 지방정부에 검사·의료시설 등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비상사태 선포로 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500억 달러(60조원)에 달하는 자금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학생들의 재정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연방 정부기관이 운영하는 학자금 대출의 이자를 향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면제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에너지부 장관에게 미국의 전략 비축유 대량 매입을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환자 치료에 대한 장애물을 없애기 위해 병원 진료와 의료면허 등에 관련된 일부 규제를 면제해줄 비상권한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부여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병원에도 비상대응계획 작동을 요청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