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이 세계 최고 권위 배드민턴 대회인 전영오픈에서 동메달 2개를 수확했다. 대표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영오픈 이후 해외를 유랑하며 훈련할 계획이었지만, 대회가 줄줄이 취소되며 한국으로 귀국해 일단 해산할 방침이다.
여자복식 이소희-신승찬(이상 인천국제공항)과 혼합복식 서승재-채유정(이상 삼성생명)은 14일(현지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슈퍼 1000 전영오픈 4강전에서 나란히 패해 3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값진 동메달 2개를 수확하며 지난해 같은 대회 ‘노메달’ 수모를 되갚았다.
결승 진출이 기대됐던 여자복식 세계랭킹 4위 이소희-신승찬은 4강전에서 세계랭킹 6위 두웨-리인후이(중국)에게 0대 2(17-21 17-21)로 완패했다. 이어 열린 혼합복식 4강전에서는 세계랭킹 7위 서승재-채유정이 세계랭킹 3위 데차폴 푸아바라누크로-삽시리 타에랏타나차이(태국)와 접전 끝에 1대 2(18-21 21-17 19-21)로 아쉽게 패했다.
전영오픈은 1899년 시작된 최고 권위의 배드민턴 대회다. 올해엔 2020 도쿄올림픽 출전이 걸려있어 더 중요했다. 올림픽 출전 선수 명단은 4월 마지막 주 세계랭킹에 따라 정하는데, 전영오픈은 4월까지 가장 많은 랭킹 포인트가 걸려있는 대회다. 한국은 이날 여자복식·혼합복식에서 따낸 값진 동메달 2개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대표팀은 코로나19 여파로 영국 입국이 불투명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비 국가대표인 이용대(요넥스)-김기정(삼성생명)이 선발대로 먼저 출국해 무사히 통과한 걸 확인한 뒤에야 본진이 출발했을 정도로 혼란스런 상황이었다. 그 와중에도 대표팀은 메달 2개를 따내며 ‘선방’을 펼쳤다.
대표팀은 전영오픈에 이어 스위스오픈(17∼22일), 인도오픈(24∼29일), 말레이시아오픈(31일∼4월 5일), 싱가포르오픈(4월 7∼12일)에 출전하려 했다. 코로나19로 각국 입국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영국에서 바로 스위스로 건너가 훈련한 뒤 각국을 유랑하며 대회에 참가한단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이 14일 다음달 12일까지 열리는 모든 대회의 취소를 발표하면서 계획에 변동이 생겼다.
대한배드민턴협회 관계자는 “대회 취소로 스위스로 바로 넘어가는 게 의미가 없다고 판단돼 16일 표를 구하는 대로 대표팀은 바로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라며 “선수들은 일단 팀으로 복귀했다가 다음달 진천선수촌에 입촌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표팀은 다음달 21일부터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시아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 참가할 방침이지만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이마저도 불확실한 상태다. 국제대회를 치르고 돌아올 선수들은 진천선수촌 지침에 따라 입촌시 코로나19 검사도 따로 받아야 한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