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롯으로 세대 대통합… 국민 예능 ‘미스터트롯’이 남긴 것

입력 2020-03-15 12:04 수정 2020-03-15 13:11

‘미스터트롯’(TV조선)이 대한민국 트롯 예능의 새 역사를 썼다. 방송 기간 내내 압도적인 화제성을 자랑하며 국민적 지지를 받았다.

14일 특별 편성된 ‘미스터트롯’ 최종 결과 발표 생방송은 시청률 28.6%(닐슨미디어·TNMS)를 기록하며 지상파-비지상파에서 송출된 전 프로그램 통합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그야말로 ‘광풍’이라 할 만하다. 지난 12일 방송된 결승전(11회)은 전체 시청률 35.7%를 찍으며 마의 35% 벽을 돌파했다.

결승전에서는 장민호 김희재 김호중 정동원 영탁 이찬원 임영웅 등 ‘미스터트롯’ TOP7이 ‘영예의 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마스터 총점 2000점, 대국민 응원투표 점수 800점, 실시간 문자 투표 점수 1200점을 각각 반영한 결과 1위 임영웅, 2위 영탁, 3위 이찬원이 나란히 진·선·미를 차지했다.

무려 1만7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최후의 트롯맨’이 된 임영웅은 하염없이 눈물을 쏟으며 “시청자 여러분께 감사하다. 좋은 조언과 평가를 해주신 마스터 분들, 낳아주신 어머니와 할머니 감사하다. 생방송 날이 아버지 기일이었는데 아버지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新 국민 예능의 탄생… 11주 연속 신기록 열전

‘미스터트롯’ 시청률 그래프는 단 한 번도 꺾이지 않고 상승 곡선을 그렸다. 첫 회 12.7%를 시작으로, 방송 5회 만에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종합편성채널 출범 역사상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8회에서 방송계 꿈의 시청률이라는 30%의 벽을 넘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집계하는 예능 브랜드 평판 순위, CJ ENM과 닐슨코리아가 내놓는 콘텐츠영향력평가 지수 순위, TV 화제성 분석 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서 집계하는 TV 화제성 순위 등 각종 리서치 기관이 실시한 예능 순위에서도 11주 연속 줄곧 ‘1위 자리’를 수성했다.

다시보기(VOD) 다운로드 수와 무대 영상 조회 수, 음원 차트 등에서 괄목할 만한 기록을 만들어냈다. 출연자 화제성 순위에서도 ‘미스터트롯’ 주요 출연진이 연일 상위권에 랭크됐다. ‘평일, 늦은 밤, 비지상파 채널’이라는 여러 핸디캡을 딛고 이뤄낸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트롯 열풍 정점… 대중문화계 판도를 바꾸다

‘미스터트롯’은 전작 ‘미스트롯’로 불 지폈던 트롯 열풍에 최정점을 찍었다. ‘미스터트롯’의 뜨거운 인기로 인해 각종 음원 사이트에 ‘트롯 차트’가 신설되는가하면, ‘미스터트롯’ 무대에서 선보인 경연곡이 줄줄이 ‘차트-인’ 됐고, 뒤늦게 재조명받은 트롯곡이 역주행하는 쾌거를 이끌어냈다.

‘미스터트롯’을 통해 중장년층 전유물로 여겨졌던 트롯이 전 세대의 각광을 받기 시작하자, 지상파-비지상파가 가리지 않고 트롯 예능을 줄줄이 신설하며 트롯 열풍에 가세했다. 방송 중인 예능 프로그램들도 트롯을 소재로 삼은 특집을 편성했다. 음악계는 물론 공연계와 방송가 등 ‘대중 예술 문화계’ 전체의 판도와 흐름을 뒤바꿔버린 셈이다.


오디션 예능계 새 역사… ‘가창력 우선’ 기본에 충실

‘미스터트롯’은 오디션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의 고질적 병폐로 여겨진 개인사에 치중해 감성에 호소하는 신파적 스토리텔링 등에서 벗어나 오로지 참가자의 노래 실력에만 집중한 ‘정공법’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약 1년여의 기간을 거쳐 꼼꼼하게 오디션을 진행했고, 그 결과 역대급 실력자들을 대거 출연시켰다. 결과 지연 발표라는 특단의 조처 또한 공정성을 우선으로 하겠다는, 굳은 의지가 적용됐던 것이라고 제작진은 설명했다.

할머니부터 손자손녀까지… 지역-성별-세대 ‘국민 대통합’

‘미스터트롯’은 기존 트롯의 전형적인 틀에서 벗어나 댄스 록 성악 국악 EDM 비트박스 등 타 장르와의 조합을 통해 ‘트롯의 신장르’를 개척했다. 특히 9세 홍잠언부터 대학생 이찬원, 군복무 중인 김희재, 참가자 중 최연장자인 장민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가 나이와 세대를 초월한 경쟁을 벌이는 모습으로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트롯에 열광하던 기존 중장년 층 뿐만 아니라 20~30대 젊은 세대를 대거 유입시키며 ‘트롯의 맛’에 빠지게 만들었다. 이를 반영하듯 최종 결승전 2549 시청률은 11.9% 달했다. ‘미스터트롯’은 대한민국의 지역막론, 성별무관, 세대불문하고 TV 앞에 모여 앉게 만드는 ‘국민 대통합’의 기적을 이뤄낸 것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