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업체 한국CXO연구소는 15일 ‘코로나19 관련 주가·시가총액 변동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국내 주요 상장사 100곳(20개 업종별 매출 상위 5개 기업)의 주가는 조사기간에 평균 19.4% 하락했다. 금액으로는 1월 20일 기준 895조원에서 지난 12일 721조원으로 약 174조원 줄었다.
20개 업종 중 12곳은 주가가 평균 20% 이상 하락했다. 피해 업종은 전자(20.4%), 금속철강(24.3%), 자동차(27.2%), 기계(30.4%), 조선중공업(32.4%) 등 주력 수출산업은 물론 유통(24.1%), 금융(25.5%), 전기가스(21.1%), 여행(25.5%), 농수산(21.4%) 등으로 전방위에 걸쳐 있다.
팬데믹 선언으로 시가총액이 가장 크게 떨어진 업종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포함된 전자업이다. 총 86조2000억원(20.4%) 감소했다. 이어 자동차(16조원), 석유화학(15조원), 금융(11조원) 업종도 10조원 넘게 시가총액이 줄었다.
금속철강(8조3000억원), 정보통신(7조6000억원), 전기가스(5조2000억원)업종 외에 건설(3조2000억원), 유통(3조원), 기계(2조2000억원), 식품(1조6000억원), 운송물류(1조5000억원), 항공해운(1조4000억원) 순으로 타격이 컸다.
20개 업종 중 운송업만 유일하게 1.3% 상승을 기록했다. 다만 운송업 가운데 일반소비재 택배 등을 취급하는 운송 업체의 주가만 올랐을 뿐, 원자재 등을 수송하는 업체의 주가는 떨어졌다.
100곳 중 6곳만이 ‘코로나 특수’ 영향으로 주가를 유지하거나 올랐다. 대표적으로 마스크와 휴지 등을 생산하는 깨끗한나라(26.7%), 라면 등 가공식품을 생산하는 농심(14.5%)은 주가가 상승했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2009년 6월 신종 플루로 WHO가 팬데믹을 선언했지만 국내 주가는 한 달 전후로 빠르게 회복했었다. 그때와 달리 2015년 5월 메르스가 번졌을 때 국내 주요 상장사의 주가는 1년 후에도 회복이 쉽지 않았다”며 “코로나19가 상황이 더 좋지 않다는 것을 감안하면 국내 주가는 향후 6개월에서 1년 이상 시간이 흘러야 올 1월 말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향후 2~3주 후인 3월 말~4월 초 주가 흐름이 회복 국면으로 전환될 경우 예상보다 빨리 주가 안정화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