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분’, ‘2분’, ‘1분30초’. 강원도가 매일 오전 10시부터 감자 8000상자의 온라인 판매를 개시한 뒤 연일 갈아치우고 있는 완판 신기록이다. 감자 판매 사이트에 접속조차 하지 못한 소비자들 사이에선 ‘마스크처럼 5부제를 시행하라’, ‘마스크보다 사기 힘들다’는 반응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강원도 감자가 전 국민의 폭발적 관심에 힘입어 연일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5일 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감자를 판매한 지 1분30초만에 이날 준비한 8000상자가 모두 판매됐다. 앞서 14일 2분, 13일은 8분만에 소진됐다. 지난 11·12일에는 감자 판매 사이트에 10만명 이상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강원도진품센터’가 다운되기도 했다.
현재까지 판매한 물량은 10㎏ 감자 3만2000상자다. 감자 10㎏ 한 상자의 판매가격은 택배비를 포함해 5000원이다. 시중 판매가격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강원도가 택배비와 포장비 등을 지원하기 때문에 가능한 금액이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14일 자신의 SNS에서 “감자선별기계 하루 최대 작업 가능 양이 8000상자. 더 많이 더 빨리 보내드리지 못해 죄송! 최대한 노력할게요”라며 “감자 대란으로 고생, 못 사고 기다리시는 분들 모두에게 죄송! 걱정 붙들어 매시고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최 지사는 지난해 감자 지난해 감자 생산량이 평년보다 대폭 증가한 상황에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소비가 줄자 직접 감자판매에 나섰다. 도에 따르면 현재 도내 감자 재고량은 1만874t이다. 5t 화물트럭 2175대분이다. 지난해는 도내에서 감자 재배면적이 늘고 기상 상황이 좋아 평년보다 21% 증가한 13만8000t의 감자가 생산됐다.
통상 2월까지는 저장된 감자가 모두 출하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는 오는 4월까지는 전량 판매돼야 올해 감자 농사를 지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지사와 도 농정국 직원 200여명은 감자 농가를 돕기 위해 14~15일 감자선별 일손돕기에 나서기도 했다. 이들은 평창군 진부면과 홍천군 내면 지역 감자보관창고와 선별장에서 감자 싹 제거, 크기별 선별, 포장, 운반 작업 등을 도왔다.
이기영 도 농산경영담당은 “일일 판매량을 8000상자에서 더 늘리고 싶지만 감자 선별속도에 한계가 있어 더 늘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남아있는 물량이 충분한 만큼 감자가 완판될 때까지 주문을 계속 받은 뒤 16일부터 차례로 배송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