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일정 연기하지만 채용 규모는 유지”

입력 2020-03-15 11:37 수정 2020-03-15 15:41
삼성 본관 앞. 연합뉴스

삼성그룹은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 일정 연기를 유력하게 검토 중이지만 채용 규모는 유지할 전망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1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채용 일정 연기를 검토 중이고 아직 언제 시작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당초 발표한 채용 규모 4만명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삼성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상반기 신입사원 공채 일정이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대규모 인원이 한 자리에 모일 경우 감영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한 것이다. 삼성은 통상 3월에 계열사들의 상반기 채용 접수를 시작한다. 지난해에는 3월 중순 채용 접수를 시작했지만, 올해는 서류 접수 공고가 나오지 않았다. 각 대학별로 진행하던 오프라인 채용설명회도 온라인 등으로 최소화하고, 서류 접수 일정도 지난해보다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서류전형 통과자를 대상으로 매년 4월 실시하던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도 예년보다 늦어진 5월쯤 실시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GSAT는 통상 5만명 이상이 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채용 규모는 줄어들지 않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8년 8월 앞으로 3년간 180조를 투자하고 4만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삼성은 지난해 4월 반도체 ‘비전 2030’에서도 파운드리 세계 1위를 위해 1만5000명을 채용도 밝혔다. 같은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3년간 4만명을 채용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에 이 규모를 지킬 것”이라며 “채용 시기는 다소 늦어지더라도 삼성그룹 전체의 채용 규모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도 최소 1만명 이상을 신규 채용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 직무적성검사 고사장. 연합뉴스

하지만 국내 대기업 약 20% 올해 상반기 채용 규모를 줄일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종업원 수 300인 이상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0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126개사 중 19.0%는 올해 상반기 채용을 축소한다고 응답했다.

상반기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기업은 32.5%, 한 명도 뽑지 않는다는 기업은 8.8%로 각각 집계됐다.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5.6%에 그쳤다. 기업들이 대졸 신규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는 국내외 경제·업종 상황 악화(43.6%), 회사 내부 상황 악화(34.6%), 신입사원 조기퇴사·이직 등 인력유출 감소(24.4%), 인건비 부담 증가(19.2%), 신규채용 여력 감소 (10.3%) 등 순이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