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로나19 방치하면 2억명 이상 감염-170만명 사망”

입력 2020-03-15 10:55 수정 2020-03-15 20:5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백악관 제임스 브래디 브리핑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전날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주치의인 숀 콘리는 이날 백악관 자료를 통해 "대통령의 검사 결과가 음성"이라고 전했다. AP뉴시스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방관하면 최악의 경우 2억명 이상이 감염되고 170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대학 전문가들이 비공개로 논의한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의 모델분석 결과’를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19의 확산 억제를 위한 조치가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는 최악의 경우 미국에서만 1억6000만~2억1400만명이 감염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지역사회에서 서로 다른 시간대에 전염이 이뤄져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가량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하는 이들은 20만~170만명, 병원에 입원하는 이들은 240만~2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이들을 돌보는 의료 종사자는 92만5000명에 불과한 상황이어서 최악의 시나리오가 진행될 경우 미국 보건체계가 붕괴할 것이라는 경고가 따라붙는다.

다만 NYT는 각각의 도시와 기업, 개인들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행동에 나설 경우 완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바꿀 적절한 조치로는 감염 여부에 대한 검사 확대와 감염자의 접촉 동선 추적, 대규모 집회 중단, 재택근무, 이동 제한 등이 거론된다.

CDC는 확산 억제를 위한 개입에 따라 최악의 시나리오에 따른 숫자가 어떻게 감소할지를 보여주는 세부 모델을 개발 중이다. NYT는 “이번 모델은 미국 보건 당국자들이 코로나19가 자국에 끼칠 악영향을 얼마나 심각하게 여기는지와 어떤 대책이 확산을 늦출 수 있는지 보여주는데, 미국이 이런 심각성을 얼마나 수용하고 얼마나 신속하게 조치를 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