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한에 코로나19를 옮긴 것은 미국’이라는 식의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에 발끈했다.
미국 국무부가 미군이 중국 우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가져왔을 수 있다는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과 관련해 미국 주재 중국 대사를 초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초치는 특정 국가의 대사, 공사, 영사 등 외교관을 불러서 직접 항의하는 외교 용어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밤 트위터에 “미군이 중국 우한에 코로나19를 가져온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로 등 근거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자오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로버트 레드필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미 하원에 출석해 독감 증세를 보였던 사람이 사후 신종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며 “미 CDC가 현장에서 직접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첫 번째 환자는 언제 발생했는가”라며 “투명하게 밝히라”고 압박했다.
중국은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시작된 게 아닐 수 있다는 이야기를 다방면에서 흘리고 있다. 중국 외교부 화춘잉 대변인도 최근 트위터에 “미국에서 독감으로 진단받았던 일부 사례가 실제로 코로나19였다”며 “이 병을 ‘중국 코로나바이러스’라고 부르는 것은 전적으로 틀렸으며 부적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도 이에 지지 않고 코로나19가 ‘우한 코로나’임을 강조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우한 바이러스’라는 표현을 썼으며, 중국이 코로나19 대응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역시 “중국의 신종 코로나 감염 은폐가 세계에 두 달 동안 피해를 입혔다”며 “이 바이러스는 미국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우한에서 발병한 것”이라고 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