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노조, 이례적으로 “홍남기 부총리 지지”

입력 2020-03-13 18:15 수정 2020-03-13 18:19
“전쟁 중에 장수 못 바꿔”


기획재정부 노동조합이 최근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증액을 둘러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불협화음 논란에 “홍 부총리를 지지한다”는 논평을 냈다. 공무원 노조가 특정 현안과 관련해 장관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낸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기재부 노조는 13일 오후 ‘홍남기 부총리를 지지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냈다. 이 성명서에서 노조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와 국가의 재정건전성을 감안하여 만든 예산안이 민주당에서 보기에는 경제를 살리기에 부족해 보일 수 있다”면서도 “홍 부총리가 1987년 경제기획원으로 입직하여 기획예산처 등을 두루 거친 33년 경력의 경제분야 전문가라는 것을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당장의 경제 위기뿐만 아니라 그 이후의 후폭풍까지 고려하는 것이 기획재정부이고 관료의 참 모습”이라며 “기재부 예산실 직원들은 2월 중순부터 한 달여간 추경안 편성을 위하여 밤샘작업을 했다. 민주당은 추경예산안을 얼마나 검토했느냐”고 반문했다.

노조는 “전쟁 중에 장수를 바꿀 수는 없는 법”이라며 “이러한 미증유의 경제위기는 힘을 합쳐 극복해야지 질타가 먼저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표를 비롯한 여권 수뇌부는 추경 증액에 미온적이라는 이유로 홍 부총리를 질책하고 해임까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기재부 일각에서는 “이미 편성된 예산이 많이 남은 상황에서 정치권이 다음 달 총선을 앞두고 국민 여론을 의식해 국가의 재정건전성은 내팽겨치고 추경 규모만 잔뜩 늘리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비판이 나왔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