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출신 할리우드 배우 케이트 베킨세일(46)이 12일(현지시간)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이 성범죄로 1심에서 징역 23년형을 받은 것에 대해 “큰 위로”라고 강하게 반응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베킨세일은 전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난 우리 영화산업계와 함께 (와인스타인이 저지른 일과 같은) 힘의 남용을 실질적으로 불법화하고 고발하며 깡그리 제거하기를 기도한다”고 썼다. 베킨세일은 자신이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영화 ‘세렌디피디’ 시사회에 와인스타인에 의해 강제적으로 끌려가 당한 수모를 털어놨다. 그는 다들 추모 분위기 속 시사회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분위기였는데, 와인스타인이 고집을 피워 출연진을 뉴욕에 끌고 갔다고 떠올렸다. 자신이 시사회에 바지를 입고 온 것에 대해 모욕하고 욕지거리를 퍼부었다고도 했다.
베킨세일은 “다음 날 아침 하비가 두 살배기 내 딸과 비슷한 또래인 자기 딸의 놀이시간을 갖자고 해서 갔는데, 우리 모녀가 가자 유모를 불러 아이들을 챙기게 하고는 난 다른 방에 머무르라고 했다”면서 “문이 닫히자 하비는 입에 담지 못할 상스러운 욕을 하면서 자기 이벤트를 내가 망쳤다고 화냈다”고 전했다. 그는 와인스타인이 격노해 있었으며, 누구라도 괴롭히려는 사람 같았다고 기억했다.
미국 영화계의 거물 제작자인 와인스타인은 11일 1심에서 강간 등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가 인정돼 징역 23년을 선고받았다. 올해 67세인 그의 나이를 고려한다면 종신형이나 다름없다. 미투 운동을 촉발한 당사자이기도 한 그는 수십 건의 성폭력 혐의로 기소됐었다. AP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와인스타인은 최종 선고를 앞두고 미투 운동에 대해 당혹감을 느낀다며 “수천 명의 남자들이 (변호할) 정당한 절차를 잃어버리고 있다. 나는 이 나라가 걱정된다”며 “혼란스럽다. 남성들도 이런 문제에 대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하기도 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