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세계 경제 멈췄다…NBA도 화성탐사도 ‘올스톱’

입력 2020-03-13 17:28
시민들이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극장가를 지나고 있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13일부터 500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를 금지하도록 했다. 브로드웨이의 모든 공연도 연기됐다. 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세계 경제가 멈췄다. 시민들이 일상적인 소비생활을 할 수 없게 됐고, 큰 규모의 행사들은 전면 취소됐다. 문화·상업시설은 물론 일반 상점들도 잇달아 폐쇄되고 있다.

CNN은 13일 코로나19로 인해 미국 캘리포니아와 올랜도, 플로리다, 프랑스 파리 등의 디즈니랜드가 문을 닫으면서 미국의 관광산업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고 보도했다.

디즈니는 이날 “고객과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오는 15일부터 이달 말일까지 플로리다와 파리의 디즈니랜드 리조트 운영을 중단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디즈니 크루즈 운영도 중단된다.

지난해 회계연도에서 디즈니 테마파크 사업은 260억 달러(약 32조원)의 수익을 냈다. 이는 회사 전체 수익의 37%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올랜도 디즈니 월드의 매직 킹덤은 세계에서 가장 방문객이 많은 테마파크로 2018년 기준 연간 방문객 수는 2000만명에 달한다.

디즈니 테마파크의 운영 중단은 미국 관광산업이 추락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CNN은 전했다. 디즈니 주주이자 자산운용사 굴레인 캐피털 파트너스의 매니저 트립 밀러는 “디즈니 테마파크는 미국 문화뿐만아니라 모두의 유년시절에 각인된 상징적인 브랜드”라면서 “이런 규모의 자산을 닫는다는 건 코로나19가 불러온 지금의 위협이 얼마나 유례없이 심각한 것인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전쟁과 불황을 비롯한 어두운 시기에도 수십년간 쇼를 멈추지 않았던 브로드웨이도 코로나19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도 5월 31일까지 모든 공연과 리허설을 취소했다.

뉴욕타임스는 “‘쇼는 계속돼야 한다(The show must go on)’는 표현은 브로드웨이와 동의어”라면서 “미국 공연산업의 심장이자 예술가들의 생명줄이었던 브로드웨이가 앞으로 32일간 모든 공연을 멈추게 됐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여파로 80년만에 휴관한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전시실이 12일(현지시간) 텅텅 비어있다. 스페인 정부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문화행사를 포함해 1000명 이상 모이는 모든 행사를 금지했다. AP연합뉴스

미술관과 각종 투어 프로그램 운영도 취소됐다.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은 13일부터 잠정적으로 3개 시설을 닫고 방역 작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과 국립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 오스트리아 빈의 자연사박물관 등 유럽 각국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시설들도 모두 한시적으로 문을 닫는다. 미국 정치의 상징인 백악관과 의회, 대법원은 일반인 투어 프로그램을 중단했다.

미국프로농구(NBA)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미국프로축구(MLS)도 시즌 중단을 선언했다. 미국프로야구(MLB)는 오는 27일로 예정된 정규리그 개막을 최소 2주 이상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시범경기는 전면 중단됐다.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집회를 금지하면서 각종 행사들도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미국, 볼리비아 등지에선 대선을 앞둔 주자들이 선거 유세 집회를 취소했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 유럽 국가들은 결혼식과 세례식, 장례식 등을 전면 금지했다.

올 봄에는 에베레스트 등반도 중국 측에서는 할 수 없게 됐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등산길을 운영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유럽우주국(ESA)과 러시아연방 우주국(로스코스모스)이 준비하고 있는 화성탐사 프로젝트는 탐사선 발사일정을 2년을 미뤘다. 드미트리 로고진 로스코스모스 대표는 “유럽에서 확산한 코로나19가 탐사선 발사 일정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는 지구촌 골목상권에도 직격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는 이탈리아 정부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약국과 식료품점을 뺀 모든 상점의 문을 닫도록 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지난 11일 긴급 성명을 내고 “약국과 식료품점처럼 기본 생필품을 판매하는 곳을 제외한 모든 상점과 술집, 식당, 미용실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