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민 연이어 우롱하는 민주당 심판론 대두···민심 ‘부글부글’

입력 2020-03-13 15:40 수정 2020-03-13 15:59
전남 순천시 도심과 도로 곳곳에 더불어민주당을 비난하는 현수막이 눈에 띤다.

더불어민주당이 제21대 총선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선거구 후보자 선출을 위한 재경선 여부 결정을 연기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선거가 코앞인데도 중앙당 재심위원회에 청구된 후보자 공정 선출을 위한 심사를 연기하며 유권자와 권리당원을 기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선거구에 새로 편입된 순천시 해룡면 3만5000여명의 유권자와 3000여명의 권리당원이 제외된 채 불공정 경선이 이뤄졌는데도 특정 후보를 밀어주기 위한 ‘물 타기 심사 유보’라는 지적이다.

이에 순천 선거구 분구 백지화에 이어 해룡면만 떼어내서 광양·구례·곡성 선거구에 갖다 붙인 뒤 해룡면 유권자의 기본권을 짓밟아버린 민주당을 향한 지역민의 분노가 연일 고조되고 있다.

13일 더불어민주당 등에 따르면 중앙당 재심위원회는 전날 오후 5시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선거구 후보자 선출을 위한 재심을 열고 심사 연기를 결정했다.

이번 재심은 이 선거구에서 서동용 후보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배한 것으로 알려진 권향엽(사진) 예비후보가 중앙당에 청구한데 따라 이뤄졌다.

이 선거구의 민주당 후보 선출을 위한 여론조사 방식의 경선 투표에서 순천시 해룡면 3만5000여명의 유권자와 3000여명의 권리당원이 제외된 채 이뤄진 경선은 불공정 경선이라는 것이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7~9일 이 선거구에 대한 유권자와 권리당원을 상대로 여론조사 방식의 경선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의 선거구 획정안에 따라 광양·구례·곡성 선거구에 새로 편입된 인구 5만5000여명의 순천시 해룡면 유권자와 권리당원은 경선에서 빠진 채 진행됐다.

순천시 해룡면을 떼어내 광양·구례·곡성 선거구로 포함한 획정안이 지난 7일 새벽 국회에서 통과됐는데도 이같은 결정을 무시하고 해룡면민을 제외한 기존 선거구 유권자와 권리당원으로만 경선을 진행해 후보를 선출한 것이다.

더구나 두 후보의 당락이 불과 오차범위 내 근소한 차이에서 결정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 지역구의 총 유권자 가운데 25%가량의 유권자가 몰려있는 해룡면을 제외한 경선은 다시 실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여기에 촛불 민심을 들고 탄생한 문재인 정부를 뒷받침해야 할 민주당이 국민의 올바른 참정권 행사를 위한 기본권을 빼앗는 비민주적 선거 행태는 바로 잡아져야 한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또 수년~십수년 간 매달 1000원~수만원 까지 당비를 내며 민주당 근간에 힘을 보태는 해룡면 3000여명의 권리당원에 대한 권리도 올바로 행사돼야 한다는 것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도 ‘권리당원 및 국민투표권자’의 실질적 투표권을 침해한 것이고, 선거구가 변경된 개정이 있었는데도 그날 바로 개정 선거구에 대한 경선투표를 한다는 것은 민주적 투표절차와 실질적 투표 및 심의를 보장하기 어렵다는 점에 따라 절차상 하자가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중앙당은 5만5000여명의 순천시 해룡면 유권자는 무시한 채 이 선거구를 전략지역으로 묶은 뒤 불공정 경선으로 뽑힌 서동용 후보를 전략공천 하기 위한 꼼수를 부리기 위해 재심을 유보했을 것이라는 전언도 나돌고 있다.

특히 서동용 후보와 같은 고교 친구로 잘 알려진 중진 현역의원이 재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전언을 뒷받침 하며 오해를 불러오고 있다.

해룡면 주민 정모(50)씨는 “순천 분구 백지화에 이은 전략공천과 해룡면 유권자의 기본권을 뭉개버리는 등 순천시민 우롱에 열을 올리는 민주당의 밀실정치는 심판으로 이어질 것이다”고 경고했다.

해룡면 권리당원 김모(51)씨는 “십여년을 넘게 매달 수천원의 당비를 내며 민주당에 대한 자존심과 애착으로 당을 지지하고 있는데 당원권을 뭉개버리는 민주당의 반민주적 선거 역행은 바로 잡아져야 한다”면서 “해룡면 유권자와 권리당원에게 공정한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분개했다.

중앙당 재심위원회는 오는 15일쯤 회의를 갖고 이 지역구에 대한 재경선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순천=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