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참여를 확정한 가운데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의 과거 발언이 뭇매를 맞고 있다. 이 대변인은 지난해 12월 31일 JTBC에 출연해 ‘비례민주당을 만들지 않을 것이냐’는 김현아 미래통합당 원내대변인의 질문에 “맞다. 수차례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 대변인의 공언 세달 후 민주당은 전 당원 투표를 통해 연합정당에 참여키로 했다.
이 대변인은 방송에서 “저희는 당리당략보다 명분이라는 것. 개혁의 시도, 일보 진전이 더 큰 역사적 사명이라고 생각한다”며 비례민주당을 만들지 않겠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김 원내대변인이 재차 ‘한국당이 비례한국당을 만들어도 민주당은 비례민주당을 만들지 않는다는 것인가’라고 묻자 이 대변인은 “맞다”고 했다.
진행자가 ‘정확하게 당의 입장이 그렇게 결정이 된 것인가’라는 질문을 두고 이 대변인은 “심지어 저희는 선관위에 이야기했다”며 “비례한국당, 비례민주당 방식으로 국민의 선택을 오도하는 방식의 어떤 창당에 대해서는 기존 정당법상에 유사명칭 사용 정당이다. 등록 당시부터 법률적 검토가 필요한 지점이니까 점검을 해 달라고 선관위에 공식요청을 하기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당은 12일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민주당 권리당원들을 대상으로 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권리당원 78만9868명 중 24만1559명이 투표에 참여, 74.1%(17만9096명)가 찬성했고 25.9%(6만2463명)가 반대했다.
이만희 미래통합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끝까지 야당 탓이나 하며 자신의 책임은 외면하고 국민 기만은 정당화하는 민주당은 더 이상 국민을 대표할 공당의 자격이 없다는 걸 스스로 입증했다”며 “국민을 속이고 꼼수를 부린 민주당은 반드시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의 성급한 말실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9일 라디오에 출연해 2015년 박근혜 정부 당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로 인한 사망자 수치를 크게 부풀려 얘기했다.
이 대변인은 CBS 라디오에 함께 출연한 미래통합당 김용남 전 의원이 ‘메르스 때는 확진자가 180여명 나오고 종식됐다’고 하자 “확진자를 기준으로 자꾸 말하는데 메르스 같은 경우 260명이 사망자였다. 정확히 한번 해보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나 보건 당국에 따르면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는 39명이었다. 이 대변인이 2009년 발생한 신종플루 사망자(263명)와 혼동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변인은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지 않고 오히려 “메르스 사태 때 박근혜 정부는 그저 가리기에만 급급했다”고 반박했다. 이 대변인 측은 방송이 끝나고 나서야 CBS에 ”신종플루 사망자가 260명, 메르스 사망자는 36명이며 (이 대변인은) 신종플루 사망자를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