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통신은 “김정은동지께서 3월 12일 조선인민군 제7군단과 제9군단관하 포병부대들의 포사격대항경기를 지도하시였다”고 밝혔다. 7군단은 함경남도와 동해안을 담당하며, 9군단은 함경북도에 주둔하면서 국경지대를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북한 매체는 구체적인 훈련 장소를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공개된 사진을 보면 훈련 장소는 해안가로 보인다. 통신도 “영도자 동지(김정은)를 또다시 바다바람 세찬 훈련장에 모시게 된 인민군 장병들”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훈련에는 재래식 견인포가 주로 동원됐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130㎜ 견인포와 122㎜ 방사포가 등장한다. 대남 공격용이라기보다는 해안 상륙 세력에 대한 방어 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 당시 122㎜ 방사포를 사용한 바 있다.
훈련은 김 위원장의 지시를 받은 군단장들이 직접 지휘했다. 김 위원장은 현지에서 장병들에게 이번 훈련이 불시에 조직 진행됐다고 말하면서 “오늘의 훈련이 인민군대의 전반적 포병무력을 다시 한번 각성시키는 계기로 훈련열의와 승벽심이 비등되는 계기로 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훈련 뒤에는 “모든 포병이 높은 기동력과 타격력을 갖추려면 이러한 훈련을 정상화하며 앞으로 군단별 대항경기를 자주 조직해야 한다”며 “전반적 무력의 지휘관들이 당의 포병중시 사상을 잘 알고 포병위용에 대한 군사적 압력을 높일 수 있으며 포전술과 포사격에 정통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대전은 포병전이며 포병싸움 준비이자 인민군대의 싸움준비라는 것을 항상 명심”하라며 포부대의 기동력과 사격의 신속성·정확성 보장, 규정에 의한 동작훈련, 항시적인 전투동원준비 완료, 현대전과 실전화에 맞는 훈련 형식과 방법 등을 과업으로 제시했다.
이번 훈련에는 김수길 총정치국장, 박정천 총참모장, 김정관 인민무력상을 비롯해 인민군 연합부대장들이 현지에서 수행했다. 김정관은 지난해 말 인민무력상에 임명된 후 김정은 위원장을 수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항경기 결과 모든 구경의 포사격에서 7군단이 9군단을 “압도적으로 이겼다”고 통신은 전했다. 상장·메달 수여는 박정천 총참모장이 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이후 평양을 비우고 동계 훈련을 계속 참관하는 상황이 이례적이라고 분석한다. 평양의 코로나19 확산세를 무시할 수 없어 ‘청정지대’에 머무르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김동욱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3월 말까지 동계훈련이라고 하지만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평양을 이리 오래 비워두고 군사 훈련만 현지지도하는 것은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평양의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과 함께 김 위원장의 행보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실제 김 위원장은 이날도 마스크 없이 훈련을 지도했지만 주변의 수행 간부들은 전원 검정 마스크를 착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