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삼성디스플레이 한해 ‘격리 예외’…“LG디스플레이도 협의중”

입력 2020-03-13 14:10
연합뉴스

베트남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전파를 우려해 한국발 입국자를 14일간 시설 격리한다는 원칙을 고수해왔으나 삼성디스플레이 엔지니어들에 한해 격리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 삼성 측이 준비한 베트남 입국 이후의 이동 동선 등이 코로나19 방역 요건을 충족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13일 베트남 주재 한국대사관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엔지니어 186명을 태운 아시아나항공 전세기 OZ7737편이 이날 오전 9시 인천공항을 출발해 베트남 북부 꽝닌성 번돈공항으로 이동하고 있다. 번동공항은 베트남 당국이 한국발 여객기에 대해 하노이공항 대신 착륙하도록 지정한 곳으로, 하노이에서 차량으로 3시간가량 떨어져있다. 엔지니어들이 탄 비행기는 오후 3시(현지시간 오후 1시)에 착륙할 예정이다.

베트남에 입국한 뒤 삼성디스플레이 직원들은 베트남 북부 박닌성에 있는 공장에서 다른 직원들과 분리돼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모듈 생산라인 개조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공장 근처 별도의 숙소에 머물며 외부인과의 접촉을 철저히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베트남 당국은 삼성 측의 이 같은 준비상황을 점검한 뒤 코로나19 방역 요건을 충족했다고 보고 시설격리 예외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삼성디스플레이의 현지 인력 투입이 늦어질 경우 앞으로 출시될 삼성전자 스마트폰 신제품을 비롯한 삼성디스플레이의 글로벌 고객사 제품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같이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베트남은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지난달 29일부터 한국인에 대해 15일간의 무비자 입국을 임시 불허했다. 또 지난 1일부터 한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사람을 14일간 시설에 격리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베트남 당국이 한국발 여객기의 하노이·호찌민 공항 착륙을 예고 없이 금지해 이미 인천을 출발했던 하노이행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이륙 후 40분이 지난 뒤 인천공항으로 회항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박 대사는 “(이번에) 베트남 정부가 예외적이고 이례적으로 입국을 허용했다”며 “현지 진출 한국 기업이 시급하게 필요한 엔지니어 입국을 허용하는 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입국하는 삼성디스플레이 직원들은 삼성 측이 시급하게 입국 허용을 요청한 700여명의 엔지니어 가운데 일부다. 베트남 당국이 186명의 입국을 먼저 예외적으로 허용한 만큼 앞으로 순차적인 추가 입국이 이뤄질 예정이다.

박 대사는 “현재 LG디스플레이 직원 입국도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다른 기업들의 (입국) 수요도 광범위하게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