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50만원 벌다 요즘 10만원… 살려달란 전화만 수십통”

입력 2020-03-13 13:45 수정 2020-03-13 13:46
13일 대구시 중구 동산동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구남부센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피해 지원금 신청을 하러 온 소상공인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소상공인들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김임용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상황을 전했다. 그는 “대구 같은 경우에는 80~90%가 문을 닫았다. 하루에 손님이 한두명 온다고 하더라”며 “인건비나 자재를 준비해놨다가 부패하고 못 쓰게 되니 차라리 문을 닫자고 한다. 이런 상황이 두 달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평택에서 식당을 하는 사장님께 연락이 왔다. 하루 매출이 150만원에서 10만원으로 떨어졌다더라”며 “직원이 4명이었는데 임시직 2명을 그만두게 하고 정직원 2명도 휴직을 시킨 뒤 혼자 가게를 지킨다고 눈물로 호소하는 애틋한 사정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무실에 앉아 있으면 이런 민원 전화가 하루에 수십통 씩 온다”며 “모두 어떻게 좀 해보자고, 살려달라는 연락”이라고 덧붙였다.

12일 서울 동작구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열린 코로나19 소상공인 피해 사례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김 회장은 “1998년 IMF 때는 지금처럼 온라인이 성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도 장사는 했다”며 “지금은 그때 이상으로 훨씬 힘든 사정이라고 얘기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카드 수수료, 기타 자재비, 전기세, 수도세 등 고정 지출이 있기 때문에 장사가 안되면 수백, 수천만원이 빠져나간다”며 “이게 몇달 지나면 소상공인들은 그 자리에 주저앉는 꼴이 되지 않을까, 극한 상황까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상공인에게 지원되는 긴급 경영 안전 자금 대출을 언급하며 “뉴스에는 많이 나오지만 대출받는 데 두달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책자금 집행률이 10%도 안 된다고 나오지 않냐. 자금이 생각보다 모자라기도 하다”며 “제가 하루에 대출 신청하는 금액이 3000억원인데 정부에서 기본 대출 대안으로 내놓은 게 3조15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대출이 있는 사람들은 신용 등급이 낮아 신청할 수 없고, 힘들게 서류를 준비해서 가면 기준 미달로 못 하는 경우가 많다”고도 덧붙였다.

김 회장은 실질적인 지원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부가세를 한시적으로 10~5% 정도 낮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간접세도 일시적으로 감면하자는 대안을 냈다”며 “전체적으로 소상공인 특별감면 지구 같은 경우는 월 200만원, 일반 소상공인에게도 월 150만원씩 지급하자는 방안도 내놨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정상적인 경제 활동에 나서 달라는 말씀은 아직 좀 어렵다. 코로나19 사태가 조기 종식되기를 바랄 뿐”이라며 “소상공인들이 자기 돈 주고 자체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다. 국민께서도 소상공인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 달라”고 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