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연기? 트럼프가 맞는 말도 한다” 뜻밖의 일본 반응

입력 2020-03-13 13:39
연합뉴스. 트위터 캡처

일본 정부가 7월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일본 내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이어지고 있다.

12일 니혼게이자이 신문,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도쿄올림픽 연기 가능성은 없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도쿄도와 긴밀히 연락하며 준비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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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 내에서는 부정적인 여론이 이어졌다.

일본인들은 13일 트위터에 “이미 일본 내 중요 행사들이 많이 취소됐다. 근데 왜 올림픽은 개최해야 하나?” “올림픽 취소해야 한다. 물론 일본 내 경제적 타격은 있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바이러스를 해결하는 데 있다. 지금 같은 상황에 올림픽 개최하자고 말하는 사람은 바보같은 사람이다” 등의 글을 올렸다.

이외에도 “미국 트럼프 대통령도 올림픽 취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정부도 이를 수용해야 한다” “올림픽을 취소하는 게 낫다. 정부는 최대한 빨리 결정을 해야 한다. 일본 정부가 노력을 많이 해서 도쿄올림픽을 개최한다고 하더라도 외국인 관광객들, 국제 선수들, 코치들이 일본에 오고 싶어하지는 않을 것” 등의 반응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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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일본인 레온 개츠타(23)씨도 이에 동의했다. 그는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최근에 도쿄올림픽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긍정적인 여론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며 “결국에는 올림픽 취소나 연기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나 가츠나(22)씨 역시 도쿄올림픽 개최를 반대했다. 그는 “최근 일본 사람들은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불만을 갖고 있다. 어떤 사람이 의심 증상이 있어서 병원에 찾아갔는데 진단키트가 부족하다며 그냥 돌려보냈다. 증상이 있어도 병원에서 검사를 받기 힘든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도쿄올림픽까지 강행한다고 하니 불만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아미 고토(21)씨는 “지난 몇 년간 일본 정부가 도쿄올림픽을 위해 정말 많은 경제적 투자를 해왔다. 일본인들도 많은 기대를 해왔다”면서도 “하지만 도쿄올림픽에는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자칫하면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속은 쓰리지만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팎으로 계속되는 우려에도 IOC와 도쿄조직위원회는 올림픽 취소 시 발생할 막대한 금전적 손실과 일정 변경의 어려움 등을 고려해 올림픽을 일정을 유지하겠단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 “텅 빈 경기장에서 올림픽을 치르는 것보다는 1년 후에 하는 것이 무관중보다는 나은 대안일 것”이라며 올림픽을 연기할 수 있다는 개인적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김지은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