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마스크 안 썼나” 뉴욕서 한인 여성 폭행

입력 2020-03-13 11:30 수정 2020-03-13 11:31
미국 뉴욕의 뉴로셸 유대교 예배당 외부에 취재진이 모여있는 모습. 뉴욕주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예배당을 중심으로 반경 1마일을 '봉쇄 지역'으로 설정했다.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는 미국에서 한국인 여성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해 인종차별 범죄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미국 뉴욕 WABC 방송은 12일(현지시간) 오전 10시쯤 맨해튼 34번가에서 한 여성이 23세의 한국인 여대생에게 “왜 마스크를 쓰지 않았냐”고 말하며 머리채를 잡고 얼굴을 폭행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용의자는 한국인 여성을 계속해서 따라가며 “당신은 코로나19에 걸렸다. 당신은 아시아인”이라며 모욕적인 말을 계속했다. 피해자는 “그녀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면서 “난 단지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고 문앞에 서 있었을 뿐인데 때리고 어깨를 밀쳤다”고 진술했다. 피해 여성은건물에 있는 어학원으로 향하던 중이었으며 가해자는 흑인 여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을 당한 한국인 여성은 턱관절 부상이 의심돼 치료를 받기 위해 벨뷰 병원으로 이송됐다. WABC는 용의자가 현장에서 달아났으며 뉴욕경찰 증오범죄 수사 태스크포스(TF)팀이 사건 수사에 나섰다고 전했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폭행사건과 관련해 “아시아인이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혐오감을 느낀다”면서 “‘아시아인이 코로나19를 전파할 가능성이 크다는 근거 없는 편견에 따른 공격이 명백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뉴욕주의 어떤 사람도 자신이 누구인지 또는 어떻게 생겼는지에 따라 협박이나 위협을 느껴서는 안 된다”면서 “다양성은 뉴욕을 위대하게 만드는 요소이며 우리가 가진 커다란 저력이다. 어려운 시기에 우리는 더욱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