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질병센터 “코로나, 유럽이 새로운 중국”

입력 2020-03-13 10:43 수정 2020-03-13 10:48
앤서니 파우치(가운데) NIAID 소장이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의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회 청문회 장소로 향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검사 체계는 실패하고 있으며 유럽은 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중국과 같은 처지가 됐다는 진단이 나왔다.

CNN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들은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회 청문회에서 이같은 분석을 내놨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우치 소장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검사 시스템은 갖춰져 있지 않다”면서 “검사 시스템은 실패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다른 나라처럼 누구나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면서 “그렇게 돼야 하냐고 내게 묻는다면, 당연히 그렇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린 그렇게 하고 있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의 현실에 대해 “자국 내에 코로나19가 얼마나 퍼져있는지 정확히 알지도 못하며 정부는 응급실에 실려오는 환자들을 감시하할 계획이지만 그것조차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로버트 레드필드 국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당장 닥친 위험은 전 세계의 70% 이상의 신규 환자들이 유럽과 연결돼 있다는 것”이라면서 “미국엔 30개 주 또는 그 이상이 사실상 유럽의 환자들과 연결돼 있었다. 유럽은 새로운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소속 라시다 틀라입 하원의원은 이날 정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를 불러 진행한 하원 청문회에서 “의회 주치의가 상원에 미국에서 7000만∼1억5000만명이 궁극적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데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민주당 소속 마크 포칸 하원의원은 “환자들을 검사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해 정부는 더이상 잘못된 정보를 줘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싶은 국민은 국민은 누구나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WSJ는 “트럼프 행정부는 충분한 검사 장비가 있다고 주장해왔지만 정작 현장에 있는 의료진과 보건 당국자들은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형편없는 수준이라고 말한다”고 꼬집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