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활동과 경제 심리가 위축되고 실물경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국 경제가 위축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경제가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한 지 한 달 만이다.
기획재정부는 13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경제활동과 경제 심리가 위축되고 실물경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지난달 진단에선 ‘경제 개선’ ‘회복’ 등 긍정적인 표현을 사용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경제 위축’으로 돌아선 것이다. 정부가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해 개선 또는 회복 흐름이 감지된다고 평가한 것은 2018년 9월 이후 처음이었다.
정부는 “대외적으로도 코로나19 글로벌 파급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요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원자재·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증가하는 등 글로벌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30.6%, 19.6% 줄었다. 반면 접촉면이 적은 온라인 매출액은 27.4% 증가했다. 카드 국내 승인액은 1년 전보다 6.5% 늘었다.
한국을 찾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는 76.1% 감소했다.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1월(-15.7%)에 이어 2월에도 24.6% 감소하며 낙폭을 키웠다.
소비 심리 역시 얼어붙었다. 2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96.9로, 기준선인 100을 밑돌았다. 2월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실적 기준 65로 전월보다 11포인트 내렸다.
대외환경도 불안한 상황이다. 2월 넷째 주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52.2달러로, 1달 전(63.8달러)에 비해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비철금속 가격은 코로나19로 중국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구리 가격이 6.0% 하락했고 알루미늄과 니켈 등도 각각 6.0%, 4.8% 내렸다.
이외 주요 지표를 보면 1월 전산업 생산이 전월보다 0.1% 증가했다. 광공업생산은 1.3% 감소했지만, 서비스업 생산이 0.4% 늘어나면서 전체 산업생산이 늘었다.
2월 취업자는 49만2000명 증가했고, 실업률은 4.1%로 1년 전보다 0.6%포인트 하락했다. 2월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상승에 힘입어 전년 동월보다 1.1% 상승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