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국민과의 약속을 ‘꼼수’로 바꿔” 비례연합당 결정에 반발

입력 2020-03-13 10:34 수정 2020-03-13 10:44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코로나19 긴급경제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13일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연합당 참여 결정과 관련해 “국민들에 대한 약속을 꼼수를 통해서 바꾸겠다는 것”이라며 “정치 도의에 맞지 않는 일이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우한 코로나19 긴급경제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는 약속이다. 정치인들의 약속은 국민을 향한 것 아니겠나”라며 “오늘은 이랬다 내일 저랬다 하는 것은 책임 있는 정당의 태도가 아니다”라고 민주당의 결정을 정면으로 비난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비례 정당을 만들지 않겠다는 약속 아래 지난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과시켰다”라며 “그런 상황에서 얼마나 시간이 지났다고 약속을 어긴 것”이라고 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코로나19 긴급경제대책회의에 입장하던 중 김재원 정책위의장과 인사 후 그를 대열에 합류시키고 있다. 뉴시스

미래통합당은 민주당의 비례연합당 참여 결정으로 통합당의 비례 정당인 미래한국당을 통해 얻을 의석이 줄어들 전망이다. 당초 통합당만 비례 정당을 냈을 때 4·15총선에서 얻는 비례 의석 24~27석은 18~19석으로 5~8석가량 줄어들 수 있다. 민주당의 비례연합당 참여 결정은 총선에서 비례 의석에서만 20석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결과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통합당과 민주당의 비례 의석 차이만으로 1당을 내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이같은 결정으로 수도권 일부 격전 지역에서 패배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민주당 내부에 존재한다. 비례연합당으로 얻는 의석을 지역구에서 그대로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5%포인트 안팎이나 5000표 이내에서 아슬아슬하게 승리한 선거구가 수도권 지역에만 18곳이었다. 이 때문에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스윙보터’인 중도층이 지지를 철회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