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조국수호면 우리집 쓰레기통도 당선시켰을…”

입력 2020-03-13 10:27
(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오) 금태섭 의원. 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서울 강서갑 경선에서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탈락하자 “친문 팬덤정치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12일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미쳤다. 민주당에서 기어이 금태섭의 목을 쳤다”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진중권 페이스북 캡처

그는 “먼저 조국의 이름으로 금태섭을 제거하겠다고 정봉주가 나섰다. 정봉주의 암살시도가 실패로 돌아가자 이번엔 역시 조국의 이름을 팔며 김남국이 나섰다. 이 친구 시도마저 실패하자 부랴부랴 마지막 자객으로 보낸 게 강선우. (결국) 세 번의 시도 끝에 결국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강선우는) 이름도 못 들어본 친구인데 아니나 다를까 역시 조국 키즈 중 하나였다”며 강선우 전 민주당 부대변인이 서울 강서갑 지역구에 출마하며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공개했다.

당시 강 전 부대변인은 “청문회 당시 금 의원은 조국은 이런 사람이라고 만인이 보는 앞에서 딱지를 붙였다” “당의 뜻이 결정됐을 때는 거기에 따르는 것이 당인(黨人)의 자세인데 금 의원은 공수처 설치에 기권했다” “금 의원의 일성은 ‘조국 대 반(反)조국’이었다. 비틀지 마라. 수구를 척결하는 시대적 과제에 기권한 것 아닌가” 등의 글을 남기며 금 의원을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이는 친문 팬덤정치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며 “아마 막대기에 ‘조국수호’라고 써서 내보냈어도 ‘막대기’가 공천받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래서 의원들이 당에 쓴소리를 못 한다”며 “괜히 다른 소리 했다가는 문재인 친위대들에게 조리돌림 당하다가 결국 이런 꼴이 된다. 홍위병 이용해 공포정치를 하는 문화혁명이 일상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유주의를 표방하는 정당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당과 단 하나라도 견해가 다르면 바로 제거당한다. 옛 운동권에서 민주집중제라 불렸던 작풍 그 전체주의 문화가 민주당을 삼켜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진 전 교수는 “문재인의 민주당은 운 좋게 탄핵사태로 부활한 친노폐족이 전체주의 정당의 작풍을 사용해 자신들의 이권을 수호하고 자신들의 부패를 은혜 하는 거대한 기득권 덩어리일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강선우가 자기가 65%를 받았기에 가산점이 없어도 공천 받았을 것이라고 자랑했다. 내 참 어이가 없네. 강선우씨. 착각하지 말라”며 “우리집 쓰레기통에 ‘조국수호’라 써붙여 내보냈어도 당선됐을 겁니다”라고 전했다.

진중권 페이스북 캡처

진 전 교수는 다음날인 13일 페이스북에는 “악인은 그의 환난에 엎드러져도 의인은 그의 죽음에도 소망이 있느니라”라며 “(금 의원이) 낙천 후에도 문재인 지지자들에게 모욕과 조롱을 당하나 보다. 안타까운데 해드릴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앞서 민주당이 12일 발표한 제21대 총선 7차 경선 결과에 따르면 금 의원은 서울 강서갑 경선에서 강 전 민주당 부대변인에게 패했다. 금 의원은 조국 전 장관 사태 당시 민주당 내에서 조국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지난해 연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국회 표결 때도 찬성 당론과는 달리 기권표를 던지는 등 소신 행보를 보여왔다.

김지은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