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보다 실리’ 민주당, 비례연합정당 창당…이해찬 “당원들 압도적 찬성”

입력 2020-03-13 10:10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연합.

더불어민주당은 13일 전 당원 투표를 통해 민주·진보·개혁진영 비례연합당에 참여하기로 확정했다. 민주당 전 당원 투표는 78만9868명 중 24만1559명(투표율 30.6%)이 참여해 74.1%(17만9096명)이 찬성했고 25.9%(6만2464명)이 반대했다. 결국, 명분보다는 실리를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스스로 만든 선거법을 무력화한 데다, 정의당 등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어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강훈식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역대 투표 중 가장 많은 권리당원이 참여한 결과”라며 “최고위에서 이 결과를 그대로 보고했고 승인됐다”고 밝혔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선거대책위원회 연석회의에서 “당원이 압도적 찬성을 보내준 건 미래통합당의 반칙과 탈법, 반개혁을 응징하고 개혁과 변화의 국정을 책임지라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공식화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선거법 개혁은 투표의 비례성을 높이고 소수 정당의 국회 진출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통합당은 페이퍼 위성정당이란 탈법으로 의석을 도둑질하는 만행을 저질렀다”며 비례연합정당 참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도 “당 대표로서 국민께 이런 탈법과 반칙을 미리 막지 못하고 부끄러운 정치 모습을 보이게 돼 매우 참담하고 송구하다”며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앞으로 비례연합당 창당을 위한 실무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민주당 외곽에서 만든 여러 조직을 하나로 묶는 게 우선이다. 현재 비례연합당 ‘플랫폼’을 표방하는 정당은 ‘정치개혁연합(가칭)’과 ‘시민을 위하여’(가칭) 등 두 곳이다. 여기에 정봉주 전 의원과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참여 중인 ‘열린민주당’ 등 다른 비례정당도 있다.

이후 민생당 정의당 녹색당 미래당 등 범진보 진영의 다른 정당과의 연합도 논의 대상이다. 민생당은 연합정당 참여에 대해 당내 갈등이 계속되고 있고, 정의당은 부정적 입장이다.

녹색당은 이날부터 14일까지 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놓고 당원 총투표를 할 예정이다. 후보 등록 마감일인 27일까지는 2주가량 남아 비례연합당 구체화 작업 일정이 빠듯한 상황이다.

비례연합당 구성에 대한 당내 반발을 설득하는 것도 과제다. 비례연합당에 대한 반감 때문에 지역구 접전지에서 의석을 잃을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중도층이 지지를 철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