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에 등장한 ‘노무’… ‘워크맨’ 일베 논란 “몰랐다” 사과

입력 2020-03-13 09:11
웹예능 ‘장성규의 워크맨’ 방송화면 캡처

400만 구독자를 보유한 JTBC 유튜브 채널 웹예능 ‘장성규의 워크맨’(이하 ‘워크맨’)이 일베 용어 사용 논란에 휩싸였다. 제작진은 “몰랐다”고 해명했지만 의혹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12일 ‘워크맨’ 제작진은 커뮤니티 채널을 통해 “앞서 ‘부업’ 편에 사용돼 문제가 된 ‘노무(勞務)’라는 자막은 사전적 의미인 ‘노동과 관련된 사무’의 뜻으로 전달하고자 한 것”이라며 “해당 단어를 특정 커뮤니티에서 정치적인 목적으로 사용 중이라는 사실은 전혀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문제가 된 건 전날 공개된 42화 ‘부업’ 편 콘텐츠였다. 방송인 장성규와 기상캐스터 김민아가 영화 ‘기생충’처럼 피자 상자 접기 아르바이트를 하는 장면에서 뜬금없이 ‘18개 노무(勞務) 시작’이라는 자막이 등장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해당 단어가 극우성향 사이트 일간베스트(일베)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할 때 사용하는 용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18’이라는 숫자와 ‘노무’라는 단어를 조합했다는 점에서 “노림수가 짙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워크맨’ 제작진은 “문제의 소지가 다분한 내용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도 제작진의 과실이라고 생각한다”며 “불편함을 느끼신 모든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문제가 된 부분은 수정하고 재업로드 하겠다”면서 “또 다시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한 태도로 제작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워크맨’이 일베 의혹을 받은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리와인드 2019’년 영상에서도 같은 문제가 불거졌다. 장성규와 제주도 게스트하우스 사장이 전화 통화하는 장면에서 ‘노알람’이라는 일베 용어를 사용해 논란이 됐다.

한편 ‘워크맨’ 연출을 맡고 있는 고동완 PD는 이달을 끝으로 ‘워크맨’을 떠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 PD는 “프로그램을 오래 하다 보니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더라. 꼰대가 되기 싫었다. ‘워크맨’이 새로움을 계속 보여줄 수 있도록 제가 떠나는 것”이라고 매일경제에 밝혔다. 고 PD는 지상파 예능 ‘런닝맨’(SBS) 조연출 출신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