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패배 금태섭 “제가 부족해서…” 장제원 “친구야 힘내라”

입력 2020-03-13 08:54

더불어민주당 4·15 총선 경선에서 탈락한 금태섭 의원이 13일 “제가 부족해서 경선에 졌다”고 밝혔다. 경선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금태섭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죄송하고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돌이켜보면 지난 4년간 국민의 대표로서 그리고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일했던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영광”이라며 “공직은 봉사하는 자리라지만 저 개인에게도 무한한 긍지와 자부심의 원천이 됐다”고 적었다.

금 의원은 “앞만 바라보면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던 한순간 한순간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며 “재선의 꿈은 사라졌지만 남은 임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원실의 동료들을 비롯해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함께 일했던 모든 분들 그리고 특히 강서갑 주민들께 너무나 큰 빚을 졌다”며 “살아가면서 갚겠다. 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금 의원은 전날 발표된 7차 경선 결과 강서갑 경선에서 강선우 전 민주당 부대변인에게 패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금 의원의 패배를 두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남기고 “내 친구 금태섭 힘내라. 금태섭 의원은 저의 고교 동기동창(여의도고) 친구”라며 “그가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 개인적으로 무척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장 의원은 “지난해 금 의원을 총선기획단 멤버로 중용하는 민주당의 모습을 보고 제가 섬뜩하다라는 표현을 쓴 적이 있다”며 “포용성과 다양성을 보여주려는 민주당의 모습이 부럽기도 했고, 두렵기도 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금 의원이 경선에서 탈락한 모습을 보니 또 다른 의미에서 섬뜩함을, 당론과 배치되는 소신을 말하는 의원은 반드시 제거하고야 마는 민주당의 섬뜩함을 느낀다”고 평가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금 의원 탈락 사태를 비판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친문 팬덤정치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며 “막대기에 조국수호라고 써서 내보냈어도 막대기가 공천을 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 의원들이 의견 없는 거수기로 전락했다”며 “문재인 친위대들에게 조리돌림을 당하다 결국 이런 꼴이 된다. 홍위병을 이용해 공포정치를 하는 문화혁명이 일상화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