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복싱의 간판 스타 오연지(30·울산광역시청)가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에서 올림픽 티켓을 따낸데 그치지 않고 결국 금메달까지 목에 걸어 ‘아시아 최강’의 지위를 재확인했다. 한국 복싱은 오연지와 임애지(21·한국체대)까지 2명이 도쿄행을 확정지었다.
오연지는 12일(한국시간)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 여자 라이트급(60㎏) 결승에서 인도의 시므란지트 바트에게 5대 0(29-28 30-27 30-27 29-28 30-27)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아웃복서인 오연지는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매 라운드 바트에 펀치를 적중시키며 결국 완승에 성공했다. 오연지는 이번 예선전에서 결승전까지 4경기 모두 5대 0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는 등 완벽한 플레이를 펼쳤다.
오연지는 자타공인 아시아 최강이다. 2015년과 2017년엔 아시아복싱연맹(ASBC)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여자복싱 사상 최초로 2연패를 달성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한국 여자복싱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도 동메달을 목에 거는 등 30대에 접어든 나이에도 기량을 유지 중이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다시 한 번 컨디션을 점검한 그는 도쿄에서도 한국 여자복싱 사상 첫 메달을 따낼 기세다.
오연지 외에 임애지까지 올림픽 티켓을 따내면서 남자 8명, 여자 5명 등 총 13명이 예선전에 출전한 한국 복싱은 2명이 도쿄행을 확정지었다. 지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 어떤 선수도 올림픽 티켓을 따내지 못했다가 본선 진출자 중 약물 검사 적발자가 나오면서 함상명(25·성남시청) 1인만 올림픽에 나섰던 걸 고려할 때 고무적인 결과다.
이번 지역 예선 통과에 실패한 11명에게도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 5월 13∼2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패자부활전’ 성격의 세계 올림픽 예선에서 다시 한 번 티켓에 도전한다. 이번 대회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티켓 획득에 실패한 함상명과 김인규(27·충주시청) 등 올림픽 메달 기대주들도 세계 예선을 통해 도쿄의 링을 밟을 수 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