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떠난 걸그룹 카라 출신 가수 겸 배우 고(故) 구하라의 친오빠 구호인씨가 친모에게 상속을 포기해줄 것을 재차 요청했다.
구씨의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에스의 노종언 변호사는 12일 입장문을 내고 “구하라의 친모가 가출해 거의 20년 동안 연락이 되지 않았고, 그 기간 구하라의 오빠를 비롯한 다른 가족들이 엄마의 빈자리를 대신했다. 구하라의 연예계 데뷔도 가족들의 헌신적인 돌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구하라는 생전에도 자신을 버린 친모에 대한 분노와 아쉬움, 공허함을 자주 토로했고 지난해 가을 안타까운 사망도 친모로부터 버림받은 트라우마로 인한 정신적 고통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다”며 “구하라의 친부는 상황이 이렇게 된 것에 대해 자책하면서 구하라의 오빠에게 자신의 상속분과 기여분을 양도했다”고 덧붙였다.
노 변호사는 “구하라의 친오빠는 지난해 11월 구하라의 발인이 끝난 후 구하라의 부동산 문제를 마무리하기 위해 친모에게 연락했으나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고 잔금 및 등기 문제를 처리하던 중 한 번도 본적이 없던 친모 측 변호사들이 찾아와 구하라 소유 부동산 매각대금의 절반을 요구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아 이처럼 상속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상속법 개정도 촉구했다. 노 변호사는 “자식을 버린 부모가 유산상속을 위해 갑자기 나타나 법적 다툼이 발생한 것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상속법이 이러한 분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현형법상 기여분에 대한 인정범위를 넓히고 자식을 버린 부모에게는 상속권한을 주지 않는 방향의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노 변호사는 “법이라는 제도 이전에 인륜과 보편적 정의의 관점에서 구하라의 모친은 자신의 상속분을 주장하기 보다는 구하라에 대한 깊은 애도의 뜻을 표현함과 동시에 상속분을 포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일갈했다.
구하라는 지난해 11월 24일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은 경기 성남시 분당 스카이캐슬 추모공원에 안치됐다. 오빠 구씨는 지난달 3일 친모를 상대로 상속재산분할심판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