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하루 61조원 증발… 판데믹 공포 어떡하나

입력 2020-03-12 17:37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12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외환딜러가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12일 국내 증시 하루 만에 시가총액 61조원이 증발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판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을 한 첫날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3.94포인트(3.87%) 떨어진 1834.3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전날 1284조8950억원에서 이날 1235조3510억원으로 49조5444억원 사라졌다.

코스닥지수 역시 폭락해 전장보다 32.12포인트(5.39%) 내린 563.49로 마감했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은 전날 217조6790억원에서 이날 206조480억원으로 11조6310억원 줄어었다.

하루 국내 증시 시가총액 감소액은 코스피와 코스닥을 감소분을 합쳐 61조1750억원에 달했다. 특히 이날은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사이드카는 시장 상황이 급변할 경우 프로그램 매매 호가를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제도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2011년 10월 4일 이후 약 8년 5개월 만이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금융시장이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는 지표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4.41% 추락했고 상하이종합지수도 1.52% 급락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5.86%),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4.89%), 나스닥지수(-4.70%)가 모두 폭락했다. 특히 다우지수는 52주 최고가 대비 20.3% 하락해 추세적인 하락을 의미하는 약세장(bear market)에 진입했다.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씨티그룹이 제공하는 '거시위험지표'(Macro Risk Index)가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2015년 유럽 재정위기 수준에 도달했다"며 "이는 시장의 공포심리가 극에 달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이제 막 확진자 급증 단계에 돌입했다는 것이 문제”라며 “미국이 중국·한국 사례를 따라가면 내달 초까지가 최대 고비이고 이후 차츰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