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코로나19 대응 한국보수, ‘남 탓’하는 트럼프 같아”

입력 2020-03-12 16:08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는 미래통합당 등 한국보수의 모습이 ‘남 탓’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닮았다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메르켈은 기독교민주연합, 트럼프는 공화당 소속으로 두 인물 모두 보수주의자다”면서 “똑같은 보수주의자지만 철학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메르켈은 ‘연대와 이성’만이 (코로나19로 인한) 패닉을 막을 수 있다고 보고 중국으로부터 입국을 금지하는 대신 바이러스 유입은 불가피하다고 판단, 확산속도를 늦춰 의료시스템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로 통제한다는 현실적 목표 아래 싸울 준비를 해 왔다”고 했다.

반면 “트럼프는 내부의 준비태세를 점검하는 대신 관심을 ‘외부’로 돌려 중국을 봉쇄하는 것으로 문제를 풀려고 했으며 이는 무역분쟁의 연장선 위에서 (코로나19) 사안을 중국봉쇄 핑계로 활용하려는 것이다”고 분석했다.

진 전 교수는 “그 결과 (미국) 전국이 뚫렸는데 제때 대처를 못 하는 상황에 부닥치게 된 것”이라며 “이러한 트럼프의 정책은 중국으로부터 입국 금지를 외친 통합당 목소리와 닮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보와 보수의 차이를 넘어 공유하는 뭔가가 존재한다”며 “그 ‘뭔가’를 상식(common sense)이라 부른다”며 통합당을 향해 비판과 반대도 상식 선위에서 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그는 한국 보수가 발전하려면 ‘남 탓’할 시간에 차분히 내공을 쌓으며 준비한 메르켈 독일 총리를 닮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송혜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