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50만 장병을 양성해 서울 수복의 발판이 되어 준 제주 옛 육군 제1훈련소가 역사문화 공간으로 조성된다.
문화재청은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관련 공간을 복원 정비해 살아있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겠다고 12일 밝혔다. 제주 옛 육군 제1훈련소는 부산 임시수도 대통령 관저·정부 청사 등과 함께 이번 사업 대상에 포함됐다.
제주도와 육군훈련소에 따르면,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에 자리한 옛 육군 제1훈련소는 한국전쟁 당시 대규모 신병 양성 기지였다.
당초 육군 제1훈련소의 모체인 제25교육연대가 대구에 창설됐으나 한국전쟁 중 전방에서 사상자가 급증하면서 병력이 부족해지자 안정적인 병력 보충을 위해 최후방인 제주도로 훈련소를 이동하며 1951년 정식 육군 제1훈련소로 출범했다.
초기에는 하루 500명 정도가 입소했으나, 전방 전투가 치열할 시기에는 동시에 8만명이 입소하는 등 1956년 해체될 때까지 5년간 50만 장병을 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옛 육군 제1훈련소는 광복 이후 국군 창설과 6·25전쟁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군사 유적으로서 의미가 있다.
현재 옛 육군 제1훈련소 부지에는 훈련소를 상징하던 정문 기둥과 지휘소(등록문화재 제409호)가 남아 있다.
이번 사업에서 정비·복원 대상이 되는 육군 제1훈련소 지휘소는 1동 1층 637㎡ 규모로, 건물 자체는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군이 건립했다. 외부와 달리 내부는 비대칭적으로 구획됐으며, 당시 건축물로는 보기 드물게 화장실을 내부에 설치했다.
정비사업은 제주도 세계유산본부가 맡는다. 현재는 입장이 중단된 상태로, 공사가 마무리되면 해병대 제9여단의 출입 허가를 받아 건물 내부를 관람할 수 있다.
한편 육군 제1훈련소가 위치한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 지역은 일본강점기 군사기지로 사용돼, 진지 갱도나 격납고 등 일제 강점기부터 한국 전쟁기까지의 군사 유적이 다수 남아 있다.
문화재청은 건군 60주년을 맞은 지난 2008년 10월 1일 국군의 날에 옛 육군 제1훈련소 지휘소를 등록문화재 제409호로 지정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