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배 박재범 “사과 받아들인다”… 오르테가와 극적 화해

입력 2020-03-12 13:18
가수 박재범(왼쪽 사진)과 격투기 선수 브라이언 오르테가. 뉴시스, 오르테가 인스타그램

가수 박재범(33)이 자신에게 폭행을 가한 UFC 페더급 파이터 브라이언 오르테가(29)를 용서했다.

오르테가는 전날 트위터에 이어 12일 인스타그램에 박재범에 대한 사과의 글을 재차 게재했다. 그는 “내 자존심은 나의 적이다. 지난 며칠 동안 나는 그것과 싸워왔다. 여러 의미에서 나도 인간이고 결함이 있다는 걸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오르테가는 “나도 일련의 사건들을 핑계 삼아 토요일에 있었던 내 행동들을 정당화하려고 했지만 이제야 내가 전부 틀렸다는 걸 깨달았다”며 “부모님은 나에게 위엄과 존중을 가르쳤지만 나는 그렇지 못했다. 코치들은 나에게 마샬 아트는 약자가 강자에게 맞설 수 있게 하는 것이라 가르쳤지만 나는 그렇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내가 실수를 했을 때 나는 그에 따른 결과를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내가 끼친 부정적인 영향이 나의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미쳤고, 그제서야 내가 정말 잘못했음을 느끼게 됐다”면서 “여러분과 나의 가족에게 미안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재범에게 내 행동과 그로 인해 벌어진 후폭풍에 대해 사과한다”며 “당신은 여느 팬들과 마찬가지로 옥타곤 밖에서 MMA를 즐길 권리가 있었다. 코리안 좀비(정태성)에게도 파이터들끼리 시작과 끝을 봐야 하는 상황에 네 친구들을 끌어들여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해당 글에 박재범은 댓글을 남겼다. 잘못을 뉘우치는 오르테가를 담대히 용서하는 내용이었다. 박재범은 “사람 대 사람으로서, 남자 대 남자로서 너의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아마 네가 잘못된 정보에 휘둘렸나 보다. 다음에는 그냥 물어봐 달라. 가십은 그저 가십일 뿐이다. 난 어느 누구를 통해서도 쓰레기 같은 대화는 하지 않는다. 너와 네 사람들이 잘 지내길 바란다”고 했다.

두 사람의 갈등은 지난 8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248’ 경기에서 불거졌다. 박재범은 ‘코리안 좀비’ 정찬성의 소속사 AOMG의 대표로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는데, 오르테가는 앞서 정찬성이 한 인터뷰에서 자신을 ‘겁쟁이’ ‘도망자’라고 표현한 것에 앙심을 품고 당시 통역을 맡았던 박재범을 찾아가 뺨을 때렸다.

오르테가는 자신의 폭행을 정당화하려 했지만, UFC 페더급 랭킹 2위인 프로 파이터가 일반인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